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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정한나는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확 들었다.

바로 이때 정한나와 상극이던 한 동료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누구는 꼴 좋네요. 이전 동료를 꼽주려다가 되레 본인만 개망신당했잖아요. 혹시 알아요. 내일이면 그 전 동료처럼 변호사도 못 하게 될지. 꽤 재미있는 사례가 되겠어요. 나중에 신입사원들에게 잘 설명해줘야겠어요!”

정한나는 순간 사색이 되었다. 평상시 톡 쏘는 말주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두 눈에 당혹감만 가득 차 있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변호사계의 우스갯거리로 남을 테니까!

...

로비를 나선 임유진이 스쿠터 쪽으로 걸어갈 때 강현수가 쫓아와서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

“왜 다 젖은 셔츠를 입고 길거리를 누빌망정 내 호의를 거절하는 거죠? 내가 싫어요? 그래서 내 물건도 건드리기 싫은 거냐고요?”

임유진은 팔을 빼내려 했지만 그가 너무 꽉 잡은 탓에 도저히 빼낼 수 없었다.

“나중에 양복 돌려주기가 귀찮아서 그랬어요. 어차피 지금 날씨도 좋아서 셔츠 금방 말라요.”

임유진이 대답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떡하니 쳐다봐도 괜찮은 거예요?”

그는 말하면서 시선이 아래로 흘러내려 갔다.

임유진은 돌연 몸이 얼어붙었다.

“성인군자라면 안 쳐다보겠죠.”

말은 그렇게 해도 속으론 끝없이 되뇌었다.

‘수영복이야, 그냥 비키니 입었다고 생각해!’

“난 성인군자가 아니에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거든요.”

강현수는 말하면서 강제로 그녀에게 외투를 걸쳐주었다.

“이 꼴로 돌아다니면 딴사람들의 범죄율만 더 높아진다고요!”

“현수 씨 진짜!”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이 외투도 나 돌려줄 필요 없으니까 그냥 입어요. 나중에 버리든지 다른 사람 주든지 마음대로 해요.”

그는 단지 임유진이 사람들 앞에서 몸을 훤히 비친 모습이 싫었을 뿐이다.

강현수도 실은 의아했다. 딴 여자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텐데 임유진이 찻물에 흠뻑 젖은 걸 본 순간 가슴이 움찔거리고 저도 모르게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품에 꼭 안아서라도 보호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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