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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약 먹어야지. 여기서 더 아프면 어떡하려고."

임유진은 갑자기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난 듯 핸드폰으로 근처 비대면 진료 약 배달이 가능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제일 가까운 약국까지도 차로 20분은 걸리지만, 퀵 서비스를 이용하면 경호원이 갔다 오는 것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다.

생각을 마친 임유진은 일전 강지혁이 먹었던 약을 사 오도록 주문을 넣었다.

강지혁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작게 신음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질끈 감은 눈은 속눈썹 때문에 길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S 시에서 제일 잘 나가는 남자가 지금은 어린아이처럼 사람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지혁의 모습에 임유진은 마음이 저릿해 났다. 자신이 제일 걱정하지 말아야 할 남자가 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를 걱정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임유진이 방을 다시 자세히 둘러보자, 이 별채는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곳처럼 스산하기 그지없었다.

지금 두 사람이 있는 방에도 역시 처음 별채로 들어왔을 때 봤던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 있었고 사진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강선우’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상 위에는 향도 피워져 있었고 위패도 놓여져 있었다.

강지혁의 아버지는 참으로 자신의 얼굴과 잘 어울리는 이름을 가졌다. 강선우 사진 옆에는 어떤 여성의 사진도 있었다. 검은색 웨이브 머리를 한 여성은 매우 아름다웠고 눈동자가 매우 매혹적인 것이 꼭 강지혁의 눈동자와 닮아있었다.

‘그럼 이분이... 강지혁의 어머니인 건가?’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임유진은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리다 마침 탁자 위에 있는 정수기를 발견하고 얼른 미지근한 물을 받아와 강지혁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거 마시면 조금은 괜찮아질 거야."

강지혁이 그 말에 천천히 눈을 뜨더니 임유진을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임유진은 입을 꾹 다문 채 그를 일으켜 컵을 강지혁의 입가에 갖다 댔다. 천천히 그녀가 준 물을 다 마신 강지혁은 다시 눈을 감으며 소파에 기댔다.

"난 이대로 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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