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5화

강지혁이 천천히 눈을 뜨고 임유진을 바라보니 그녀는 그때처럼 헐레벌떡 뛰어왔는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강지혁을 아무리 무서워하고 미워한들 그가 아픈 것은 못 보겠는 사람처럼 임유진은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강지혁은 그 생각에 아픈 것도 조금은 나아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는 예전처럼 순순히 임유진이 건네주는 약과 물을 받아먹고 다시 누웠다.

극심한 고통에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깨물었다는 생각에 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지혁의 입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꾸 나 그렇게 보면 나한테 키스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

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이 화들짝 놀란 채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다급하게 변명했다.

"난! 난 그냥 네 입술이 피가 났길래 본 것뿐이야. 다른 뜻은 없어."

"다른 뜻이 있대도 상관없어. 누나가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키스해도 돼."

강지혁은 여전히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이마에는 땀이 범벅이었지만, 아까보다는 편해진 듯 보였다.

임유진은 은근슬쩍 플러팅하는 강지혁의 말에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자 고개를 돌린 곳에는 강선우와 강지혁 어머니의 사진이 있었다.

"아버지... 보러 온 거야?"

"응."

강지혁은 짧게 대답한 후 사진이 걸려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임유진은 살짝 어두워진 그의 얼굴을 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강선우의 사진이 놓인 앞쪽으로 자리했다. 그러고는 강지혁이 뭐라고 묻기도 전에 강선우를 향해 예의를 갖춰 절을 했다.

한 번, 두 번, 강지혁은 자신의 아버지한테 절을 올리고 있는 임유진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눈동자가 일렁거렸다. 그녀의 표정을 보지는 못했어도 그녀가 지금 충분히 예의를 갖춘 채 절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멀리서도 느껴졌다.

강지혁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강선우를 바라보았다. 강지혁의 눈은 마치 이 여자가 바로 아버지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라고, 이 여자를 평생 자신의 곁에 묶어두고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자신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거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