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5화

"그 누구도 누나 함부로 해고 못 해."

강지혁이 확신의 찬 말투로 말했다.

"일단 손부터 다 낫고 말해. 그 손을 하고 제대로 바닥이나 쓸 수 있을 것 같아?"

임유진이 고개를 떨구며 침묵했다. 강지혁의 말처럼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손 다 나으면 그때는 뭘 하든 마음대로 해."

그리고는 또 뭔가 생각이 난 듯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오늘 한지영 씨하고 만나기로 했었나? 손도 불편한데 날짜 바꾸는 게 어때?"

강지혁을 오래 알고 있었던 사람이 이 말을 들었으면 아주 많이 경악했을 것이다. S 시에서 제일 속을 모르겠는 남자가 여인이 상처 하나에 이렇게까지 신경 쓸 줄은 그 누구도 몰랐으니까. 만약 임유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강지혁 앞에서 곧 죽을 듯이 숨을 헐떡거려도 관심 같은 건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오늘 만나야 해."

임유진이 확고하게 대답했다.

"지영이가 당시 사건의 증인에 관한 소식을 알고 있대. 그래서 만나서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봐야 해."

임유진은 이때 강지혁 얼굴의 미세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살짝 주먹을 쥔 손 역시.

"증인이라고?"

"응."

"자세한 건 지영이한테 물어봐야 알 수 있어."

"지금 혼자서 사건을 다시 파헤치겠다는 말이야?"

강지혁이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물었다.

"내가 말했지. 그 사건은 내가 알아볼 수 있다고. 누나가 이렇게 힘들게 혼자서 애쓸 필요 없어."

"하지만 누나가 사건을 다시 알아본다고 해도 차 사고를 낸 진범은 찾을 수 없는 거 아니야? 누가 나한테 누명을 씌웠는지도 모른 채 단지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만으로 내 죄를 없앤다고 해도 진범을 찾지 않는 이상 나는 사람들 눈에 여전히 살인자일 뿐이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해?"

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리자 임유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일이었다면 사람들 시선 따위는 신경도 안 썼을 거야. 하지만 살인죄는... 아니야. 꼭 진실을 밝혀내서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해."

자신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