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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이 반응은 분명히 뭔가 있다는 생각에 임유진이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한지영을 바라봤다.

"누구 있는 거지?"

"뭐..."

한지영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딱 한 명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긴 했었는데 얼굴이 너무 어려 보여서 그 남자랑 같이 있으면 내가 꼭 돈으로 어린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아름다운 만난 정도였지 뭐..."

"..."

돈으로 어린애를 사는 것 같다는 말에 임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한지영도 이제 고작 27살인데 누가 누구한테 어리다고 하는 건지.

"많이 어려?"

"뭐…. 좀 어려."

그녀가 어깨를 한 번 들썩였다.

"그때 해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는데... 그 뒤로... 아, 됐어. 그 사람은 아마 지금 나 같은 건 잊어버린 지 오래일 거야."

‘그렇게 잘생긴 남자 주위에는 예쁘고 어린 여자들이 차고 넘치겠는데 고작 며칠 알고 지낸 나 같은 걸 기억할 리가 없잖아.’

한지영은 그때를 회상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그런 만남이 있었다는 거에 만족했다.

임유진은 한지영의 입에서 해외라는 단어가 나오자 얼굴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한지영이 해외로 나간 건 딱 한 번뿐이었고 임유진의 일이 터지기 전에 해외에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일념에 학교 쪽에 면접 신청을 보냈었다.

하지만 한지영이 출국하고 곧바로 임유진의 일이 터졌고 그에 한지영은 면접을 포기한 채 서둘러 귀국했었다.

임유진은 돌이켜 보면 모두 자신 때문에 한지영이 공부할 기회도 잃었고 그로 인해 한지영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지영의 부모님이 아까워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친구인 나도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까워 미칠 것 같으니까.

임유진의 표정을 본 한지영은 바로 그녀가 또 자신이 해외로 가서 공부하지 못하게 된 것이 그녀 때문이라고 자책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괜한 생각 하지 마. 내가 해외로 나가지 못하게 된 건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나 성적도 너무 좋은 편이 아니어서 면접을 봤다고 해도 통과할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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