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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내 손 지금은 거의 다 나았어. 언제 셋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녀가 화제를 돌렸다.

강지혁은 그녀의 손가락을 가볍게 만지다가 동작을 멈췄다.

“왜, 누나는 그렇게 빨리 돌아가고 싶어?”

“상처가 다 나았으니 이곳에 머무를 필요가 더는 없지.”

그녀가 입술을 잘근 씹으며 얘기했다.

“진짜로 떠나려고?”

그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응.”

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렇게 나와 같이 있는 걸 싫어하는 거야?”

이젠 그의 목소리마저 차갑게 얼어버렸다.

“혼자가 습관 되어서.”

임유진이 대답했다.

그러자 강지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혼자가 습관 되었다고? 진짜 그런 거라면 왜 애초에 나를 집으로 데려왔어? 혼자여서, 적적해서, 같이 사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날 데려왔잖아. 나랑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기대자고 했던 말들, 누나가 한 말인데 다 잊은 거야?’

임유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어떻게 이 일들을 잊겠는가. 하지만 그때의 여러 가지 행동들은 지금 와서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임유진은 입을 다문 채, 강지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공기는 또 숨 막힐 정도로 무거워졌다.

갑자기 강지혁의 목소리가 임유진의 귓가에 들렸다.

“누나의 상처가 다 나았으니 떠나겠다고 했지? 그럼 상처가 생기면 떠나지 않을 거야?”

놀란 임유진이 고개를 확 들어 커다란 눈으로 강지혁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저 갑자기 몸을 기울이더니 한 손으로 임유진의 뒤통수를 잡고 얇은 입술을 그녀의 붉은 입술에 갖다 댔다.

임유진은 그저 코끝에 두 사람의 호흡이 얽히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키스 중이었다.

질식해서 죽을 것 같던 찰나, 갑자기 입술에서 아픔이 밀려오더니 비릿한 피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

키스가 끝날 때, 임유진은 그저 입술이 살짝 아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강지혁이 일부러 그녀의 입술을 문 것이었다.

강지혁은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으며 임유진을 쳐다보았다. 예쁘게 웃는 눈 속의 눈동자는 차갑기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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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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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지혁의.. 유진에 대한.. 무서울 정도의 집착과 소유욕이 정말 후덜덜하다.. 아마도 유진은.. 지혁의 저택에서 못 나갈꺼 같은데.. 나중에 유진이 도망가야 되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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