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의 얼굴은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그녀는 무의식 간에 고개를 돌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돌리기 전에, 강지혁의 손은 이미 그녀의 턱을 가볍게 잡았다.“누나, 아까 나를 열심히 보던데. 왜요? 내가 그렇게 예뻐요?”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 예쁘다? 안 예쁘다? 어떻게 대답도 좋은 결과는 없었다. 임유진은 얼굴이 더 뜨거워지는 기분에 시선을 피하려고 했지만 피할 방법이 없었다.옆에 있던 고용인은 갑자기 눈치를 채며 고개를 숙였다. 눈앞의 일을 눈에 담을 수 없다는 듯했다. 하지만 대화하는 목소리만 들었을 때, 그녀의 마음은 싱숭생숭했다.강지혁은 임유진을 대할 때면 항상 다른 사람이 되곤 했다. 임유진이 설마 앞으로 강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까?하지만 임유진은 환경위생과에서 청소부를 하던 사람이 아닌가?강지혁이 이런 여자와 결혼하려고 할까?...저녁, 침대에 누운 임유진은 잠이 오지 않았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을 보며 붕대가 감긴 손가락을 쳐다보았다. 요 며칠 매일 강지혁이 직접 그녀를 위해 약과 붕대를 갈아주었다.임유진에 대한 인내심과 세심함은 이미 소민준을 이겨버린 지 오랬다. 심지어 참지 못하고 찰나의 순간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도 있었다. 만약... 만약 그가 강지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정말로 설렜을지도 모른다.항상 자신을 보호해 주고 또 어디 하나 빠진 곳 없이 완벽한 남자에게 설레지 않을 여자는 적을 것이다.하지만 그가 강지혁이라서, 임유진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에 대한 공포심이 깊게 자리 잡았다. 그래서 가끔은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항상 정신을 차리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손의 상처가 다 나으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임유진이 생각했다.이튿날, 그녀는 핸드폰으로 배달 기사가 필요한 곳이 있나 찾기 시작하고 이력서를 썼다.배달 기사라는 직업은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건증이 필요했다. 임유진은 보건증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
“내 손 지금은 거의 다 나았어. 언제 셋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그녀가 화제를 돌렸다.강지혁은 그녀의 손가락을 가볍게 만지다가 동작을 멈췄다.“왜, 누나는 그렇게 빨리 돌아가고 싶어?”“상처가 다 나았으니 이곳에 머무를 필요가 더는 없지.”그녀가 입술을 잘근 씹으며 얘기했다.“진짜로 떠나려고?”그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졌다.“응.”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왜 그렇게 나와 같이 있는 걸 싫어하는 거야?”이젠 그의 목소리마저 차갑게 얼어버렸다.“혼자가 습관 되어서.”임유진이 대답했다. 그러자 강지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혼자가 습관 되었다고? 진짜 그런 거라면 왜 애초에 나를 집으로 데려왔어? 혼자여서, 적적해서, 같이 사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날 데려왔잖아. 나랑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기대자고 했던 말들, 누나가 한 말인데 다 잊은 거야?’임유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어떻게 이 일들을 잊겠는가. 하지만 그때의 여러 가지 행동들은 지금 와서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임유진은 입을 다문 채, 강지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공기는 또 숨 막힐 정도로 무거워졌다.갑자기 강지혁의 목소리가 임유진의 귓가에 들렸다.“누나의 상처가 다 나았으니 떠나겠다고 했지? 그럼 상처가 생기면 떠나지 않을 거야?”놀란 임유진이 고개를 확 들어 커다란 눈으로 강지혁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저 갑자기 몸을 기울이더니 한 손으로 임유진의 뒤통수를 잡고 얇은 입술을 그녀의 붉은 입술에 갖다 댔다.임유진은 그저 코끝에 두 사람의 호흡이 얽히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키스 중이었다. 질식해서 죽을 것 같던 찰나, 갑자기 입술에서 아픔이 밀려오더니 비릿한 피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키스가 끝날 때, 임유진은 그저 입술이 살짝 아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강지혁이 일부러 그녀의 입술을 문 것이었다.강지혁은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으며 임유진을 쳐다보았다. 예쁘게 웃는 눈 속의 눈동자는 차갑기만 했
큰 방에 남겨진 임유진은 서늘한 밤기운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집으로 돌아온 임유라는 자기 어머니가 회사에서 해고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 아버지도 회사의 임원 층에서 일개 직원으로 강등되었다는 것을 알았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임유라는 놀라면서 물었다. 그의 부모님은 다 사업 부문이었는데 그런 곳에서는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강등이나 해고는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현재 강현수의 여자친구다. 이 사람들이 그녀의 부모를 해고할 때 적어도 이 점을 고려했어야지!“상사한테 내가 지금 강현수의 여자친구라고 말 안 했어요?”임유진이 물었다.“말했지, 왜 말하지 않았겠어!’그 말을 꺼내자마자 방미령은 화를 참으며 그녀에게 걸어왔다. 그녀의 딸은 연예계에서 가장 고귀한 강현수의 여자친구라고 이미 상사에게 얘기를 했었다! 임유라는 곧 명문가에 시집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상사는 그 말을 무시한 채 한마디만 던졌다.“당신 딸의 남자친구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군요. 오늘 안으로 당장 회사에서 나가세요. 방법이 없습니다.”그 말에 방미령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후가 더욱 가관이었다. 요 며칠 동료들 앞에서 자기 딸이 연예계의 큰 인물과 연애를 한다고 자랑했던 방미령이 해고당하자 동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그녀가 종종 무시하던 동료는 굳이 그녀의 앞에 와서 얘기했다.“어머, 미령 씨 딸이 강현수의 여자친구라고요? 직업을 잃어도 딸이 미령 씨를 먹여 살리겠어요. 하지만 얼마나 버틸지... 듣자하니 강현수 씨가 여자를 얼마나 빠르게 갈아치우는지. 여자친구가 바로 아내로 되어 그의 가문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면 강현수에게는 아내가 수도 없이 많았을 거예요.”이어 또 착한 척하는 동료들이 그녀를 위해 얘기하는 것처럼 다가왔다.“그래요, 미령 씨. 앞으로 딸보고 벌 수 있는 만큼 돈을 벌라고 해요. 몇 개월이 지나면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요.”“명문가가 누구네 강아지 집도 아니고 그
임정호의 표정이 굳더니 그대로 화를 냈다.“이 불효녀 같으니라고! 그때도 감옥에 가서 우리 집안의 얼굴에 먹칠을 해놓고 지금도 우리를 못살게 굴다니!”임원 층의 자리까지 올라가기 위해, 임정호가 얼마나 많은 인맥을 동원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퍼부었는지 모른다.하지만 지금 갑자기 일개 직원이 되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방미령도 당장이라도 나가서 임유진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처럼 화를 냈다.“아빠, 엄마. 너무 화내지 마요. 언니는 아직 강지혁이 도와주고 있으니까 막 나가면 안 돼요. 어떻게 손을 봐줄지 생각은 해봐야죠.”임유라가 그들을 말렸다. 그녀도 임유진 때문에 피해를 보았기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임정호와 방미령은 그것도 맞다고 생각하며 얘기했다.“그럼 지금은 어떡해? 이렇게 피해를 받고만 있으라고?”“제가 더 생각해 볼게요.”임유라가 대답했다. 그녀는 어떻게 임유진에게 복수할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했다. 임유진이 강현수의 마음을 차지하게 할 수는 없었다.그렇다면 앞으로 강지혁이 임유진을 차버렸을 때, 임유진은 임유라의 자리를 대체하여 강현수의 여자친구가 될지도 몰랐다.그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절대 안 됐다!...한지영은 임유진을 불렀다. 그리고 동료한테서 받은 자료를 임유진에게 건네주었다. 증인의 이름과 현재 거주지, 직업 그리고 그의 가족의 이름도 있었다.그리고 증인이 이름을 고쳤었던 기록이 있었다. 성은 여전히 갈 씨였지만 이름은 바뀌었다.“그때 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저 사람은 그저 평범한 직원이었어. 여자친구도 있었는데 남자가 집을 사지 못해서 헤어졌지. 하지만 네 사건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름을 바꾸고 S시를 떠나 해성시에 꽤 좋은 집을 샀어. 그것도 일시불로, 모두 10억을!”“이 자료들은 어디서 난 거야? 동료랑 물어본 거야?”임유진은 조금 의문스러웠다. 이 자료에서 보면 어떤 내용은 그냥 물어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심지어 사생활적인 것도 있었다. “동료는 대충 물어본 거고,
삶이 힘들었기에 그녀는 돈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러는 건가?그녀의 표정을 본 한지영이 갑자기 임유진을 품에 앉았다.“유진아, 몇 년간 나는 널 도와주지 못해서 후회되었어. 네가 억울하다는 것을 알면서 네게 유리한 증거도 찾지 못하고 사건도 해결하지 못했지.”그녀가 한 글자씩 뱉어내는 이 말은 그녀가 마음속에 오랫동안 감춰두고 있던 말이었다.“네가 감옥에 있을 때도 면회를 가서 널 위로해 주는 것 외에 다른 건 하지 못했어. 난 정말 이런 느낌이 싫어. 지금은 겨우 증거를 찾을까 하는데, 널 도와서 사건을 뒤엎을 수 있다면 난 뭐든지 할 거야. 그러니까 다른 건 신경 쓰지 마. 나중에 갚는다거나 그런 소리도 하지 말고.”한지영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가득 묻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임유진의 고막을 두드렸다.“지영아,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네가 자주 와서 봐주지 않았다면, 내 사건을 위해서 애써주지 않았다면 나는 버틸 용기가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해준 말이 쓸데없는 위로라고 생각하지 마. 그 말들이 나에게 살아갈 용기를 준 거니까.”임유진이 한지영을 꼭 껴안으며 말했다.두 여자의 눈시울이 다 붉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감정을 가라앉힌 후, 한지영이 얘기했다.“내가 사설탐정한테 자료를 더 찾아보라고 할게. 혹시 유용한 자료를 찾을지도 모르니까 일단은 가만히 있어. 그 사람을 방심하게 만들어야 해. 우리가 지금 가서 왜 거짓 증언을 했냐고 물어도 인정하지 않을 거야.”임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의 말에 동의했다.3년 동안 억울하게 감옥살이도 했는데, 며칠을 기다리는 것쯤이야.임유진은 한지영이 준 자료들을 가방에 넣었다. 이때 한지영이 얘기했다.“오늘은 내가 운전해서 데려다줄게.”임유진은 살짝 머뭇거렸다.“너 혹시 아직도 강지혁네 집에서 살아?”한지영이 그제야 반응하며 물었다.“응.”그녀는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 어제의 강지혁이 깨물었던 부위가 살짝 아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 건데?”한지영이 물었다.
그녀는 차량번호도 앞 세 자리와 마지막 하나밖에 기억하지 못했다.임유진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차량의 사람들은 무슨 사람들인지. 왜 한지영을 데려가는 건지.한지영은 괜찮은 건지.이건 납치가 맞는가? 아니면...임유진은 핸드폰을 꺼내 그녀의 번호를 걸어보려고 했지만 또 현재 그녀의 상황을 생각하니 진짜 전화를 걸면 그쪽의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까 봐 걱정되었다.임유진의 손은 점점 떨려왔다. 마지막에는 핸드폰도 제대로 잡지 못할 만큼 손이 떨렸다.어렵게 경찰 신고 번호를 누른 그녀는 또 빠르게 지하 주차장 경비실에 갔다. 아까 그 차가 한유진을 데려가는 상황이 CCTV에 찍혔을 것이다! 한지영... 그녀에게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된다! 지금 임유진의 머릿속에는 그 생각뿐이었다. ...임유진의 전화를 받은 강지혁은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울음소리밖에 듣지 못했다.하지만 그 울음에 강지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이야? 말을 해!”“혁아, 나 좀 도와줘... 우리 지영이 좀 찾아줘... 제발 부탁이야. 우리 지영이...”임유진은 울면서 겨우 얘기했다. 경찰에 신고한 후 누구에게 또 얘기해야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강지혁의 번호를 눌렀다. 그녀가 예전에 그에게 핸드폰을 사주며 만들어 준 전화번호였다.강지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한지영 씨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납치된 것 같아.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경찰... 경찰도 왔는데 지하 주차장의 CCTV가 고장나서... 혁아, 제발 도와줘. 우리 지영이 좀 찾아줘...”그녀는 말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했다.강지혁은 현재 임유진이 어떤 마음인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평소에는 강지혁 씨라고 부르던 그녀가 지금은 “혁아”라고 부르는 것을 보니 멘탈이 나간 모양이었다.“지금 어딘데?”강지혁이 물었다.“나... 난 지금 경찰서 입구...”그녀가 울면서 대답했다. 그녀는 신고하고 간단한 기록을 한 후 떠나도 된다는 말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겨우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려 눈앞의 사람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눈물에 젖은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듯했다. “혁아, 나 좀 도와서 같이 지영이 찾아주면 안 돼?”임유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빠르게 얘기했다.“경찰은 그저 신고 접수만 했어. 사람을 시켜 찾을 거라는데 언제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른대! 내가 그 차 번호를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왜 다 기억하지 못한 걸까.”그녀의 말투에서 죄책감이 묻어났다.강지혁은 임유진의 얼굴을 보았다. 이렇게 조급한 표정은 그녀의 외할머니께 문제가 생겼을 때 봤던 표정이다. 외할머니는 그래도 그녀의 혈육이지만 한지영은 아니었다. 하지만 임유진은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조급해질 수 있었다.그의 마음속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질투심이 피어올랐다. 그녀를 이렇게 조급하게 만든 한지영에게 나는 질투였다. 만약 그였다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이렇게 조급해할 건가?“일단 돌아가자. 여기 추워.”강지혁이 얘기했다.“이거 봐, 손 차가운 거.”추운가? 그녀는 감각을 잃은 것 같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한지영을 찾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뿐이었다.“그럼... 그럼 넌 한지영을 찾는 걸 도와줄 거야?”임유진이 확실한 대답을 원한다는 듯 물었다. 경찰은 기다릴 수밖에 없으나 강지혁은... 그가 도와준다면 빠르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그는 S시에 수많은 인맥과 자원이 있으니까.“일단 돌아가서 얘기해. 내가 도와준다고 해도 돌아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아니야. 그 후에 또 사람들한테 연락을 돌려서 도와주고. 안 그래?”그가 얘기했다.“하지만 늦으면... 지영이가 위험할 수도 있잖아.”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그녀는 그렇게 물에 젖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안해 보이는 표정과 파리해진 얼굴을 보니 마치 여러 개의 바늘이 그의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제발, 지금,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지영이를 찾아줘... 만약 지영이한테 무슨 일
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했다. 딱 가슴 쪽에 무언가가 막혀서 내려가지도 않았고 뱉어내지도 못했다.강지혁이 언제 여자를 이리도 걱정했던가. 아마도 임유진이니, 오직 그녀에게만 이러는 것이다.강지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한숨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을 들어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사람 한 명 지금 어디 있는지 찾아줘. 그리고 안전한지도. 이름은 한지영. 오늘 오후에 어떤 차량에 납치되었대. 차는...”말하던 강지혁은 핸드폰을 임유진 앞에 가져다주며 얘기하라고 했다.정신을 차린 임유진이 얼른 얘기했다.“검은색 마이바흐예요. 차량 번호는...”그녀는 자신이 기억한 숫자를 다 얘기했다. 그리고 주차장의 위치, 몇 시에 발생했는지 등 디테일도 빠짐없이 얘기했다.임유진이 말을 마치자 강지혁이 또 핸드폰에 대고 얘기했다.“들었지? 얼른 이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통화를 끝낸 그는 또 임유진을 바라보았다.“됐지? 이제 제발 돌아가자.”그녀는 그제야 발을 옮겨 그의 차 앞으로 갔다. 강지혁은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고 그녀가 차에 탄 후 또 허리를 숙여왔다.놀란 임유진이 굳어버렸다. 그의 상반신이 임유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얼굴이 가까이 오더니 호흡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되었다.그녀는 어쩔 줄 모르고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가까운지, 그의 기다란 속눈썹과 검은 눈동자, 높은 코의 날카로운 선, 지어 이마 앞의 잔머리까지 다 볼 수 있었다. 곧게 뻗은 코 아래는 그의 입술이었다. 그의 입술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예뻤다. 윗입술은 살짝 얇았는데 섹시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이 입술이 말아질 때, 사람에게 이유 모를 압박감을 준다. 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음을 지을 때는 또 그의 미소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S시에서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웃음을 지을 때는 얼마나 순진한 얼굴인지, 누가 알겠는가! 임유진의 시선이 계속해서 강지혁의 입술을 계속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