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9화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다.

임유진이 지금 이러고 있는 건 곽동현 때문이었다.

얼굴이 초췌한 것도,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것도 전부 다 곽동현 때문이었다.

“출발해.”

강현수는 기사에게 지시를 내리고는 시트에 기댄 채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 말에 기사가 차창을 내려 밖에 있는 경비원을 향해 말했다.

“대표님께서 저 여자를 만나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시니 지금 당장 끌어내 주세요.”

그 말에 임유진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현수야, 부탁이야!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 사실은 내 친구...!”

그때 차창이 다시 올라가고 경비원이 다가와 임유진의 팔을 잡아당겼다.

방해물이 사라지자 차량은 서서히 다시 시동을 켜고 앞으로 나아갔다.

임유진은 차량이 떠나는 것을 보더니 있는 힘껏 경비원을 밀쳐버리고 차량 뒤를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미친 듯이 뛰어봐도 달리는 차를 앞지를 수는 없었고 계속 거리만 벌어질 뿐이었다.

배여진은 차 안에서 열심히 쫓아오는 임유진의 모습을 보며 몰래 미소를 지었다.

‘임유진, 이건 네가 자초한 거야. 그러게 애초에 기억이 돌아왔으면 빨리 말을 했었어야지. 강현수를 버린 건 너야! 너는 이제 더 이상 강현수를 가지지 못해. 강현수는 내 거야!’

...

임유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그렇게 있는 힘껏 달렸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강현수의 차량은 끝끝내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주체할 수 없는 무력감과 절망감이 그녀를 휘감았다.

또 누가 있지?

한지영을 구해줄 사람이 또 누가 있지?

임유진은 도로에 주저앉아 공허해진 눈으로 땅을 바라보았다.

또 누가... 또 누가 한지영을 구해줄 수 있지?

그녀는 한지영만 구할 수 있다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었다.

그때, 임유진의 머릿속으로 강지혁의 얼굴이 떠올랐다.

순간 축 늘어졌던 그녀의 몸에 다시 에너지가 돌기 시작하며 절망으로 가득했던 두 눈에도 희망의 빛이 어렸다.

강지혁이 있었다.

강지혁이 자신을 혐오하고 경멸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한지영을 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