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8화

별장 거실.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강현수는 흔들리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도 끝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임유진의 전화를 받고 어떤 태도로, 어떤 목소리로 그녀와 얘기를 나눠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전화를 이렇게 많이 거는 건 곽동현 때문인 걸까?

결국에는 또다시 그를 봐달라는 소리를 하려고?

그때 막 별장 안으로 들어온 배여진이 강현수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끊임없이 울려대는 휴대폰의 발신자를 보고는 모르는 척 물었다.

“유진이네요? 전화 안 받아요? 아... 뭐 지금 전화하는 걸 보면 백 퍼센트 곽동현 그 남자 일 때문일 테지만요. 방금 별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유진이를 만났어요. 현수 씨를 만나야 한다고, 꼭 할 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휴, 난 유진이가 그 남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배여진은 일부러 임유진이 이곳으로 찾아온 이유가 곽동현 때문이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강현수의 표정이 삽시에 어두워지더니 그대로 휴대폰을 꺼버렸다.

배여진은 그 모습을 보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말, 안 받아도 되겠어요? 어쩌면 지금도 별장 밖에서...”

“그만. 안으로 들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문제야.”

강현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는 임유진이 이러는 것이 곽동현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곽동현이 그렇게도 마음이 쓰이나? 그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강현수는 지금 곽동현을 질투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

임유진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별장 밖에 서 있었다.

그 뒤로 몇 번이나 더 전화를 걸어봤지만 역시 기계음 소리만 들려올 뿐 강현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임유진은 쓰게 웃으며 별장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일자 가녀린 그녀의 몸이 그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보다 못한 경비원이 이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렸지만 임유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계속 기다리겠다고 했다.

피로감이 쌓이고 머리가 점점 더 멍해져 왔다.

임유진은 이대로 다 포기하고 그대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