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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응.”

임유진은 강지혁이 돈을 빌리려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친구 사랑 한번 대단하네. 한지영 때문에 강현수의 별장 앞에서 밤새 서 있은 거로도 모자라 이제는 나한테까지 찾아와서 또 한참을 서 있고.”

강지혁의 비아냥거리는 말에 임유진의 몸이 움찔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용기라도 내려는 듯 두 손을 더 꽉 말아쥐었다.

임유진은 강지혁이 어떤 말을 해도 참아낼 생각이었다. 이 정도도 참아내지 못하면 한지영을 구해줄 수 없을 테니까.

“뻔뻔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나한테는 그 돈이 정말 필요해. 지영이를 살리려면 어쩔 수가 없어. 돈을 빌려주면 네가 시키는 건 뭐든 할게. 약속해!”

임유진은 한지영을 구할 수만 했다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었다.

제일 절망적이었을 때 앞길을 포기하고 손을 내밀어준 한지영을 이대로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이 가볍게 웃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뭘 해줄 수 있는데? 왜, 내가 전처럼 또 내 옆에 있어 달라는 멍청한 소리를 할 것 같아? 아니면 너한테 하룻밤 상대라도 돼달라고 할 것 같아? 4억의 대가로? 임유진, 너는 아직도 내가 너 없으면 안 되는 등신으로 보여?”

강지혁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임유진의 가슴을 무겁게 내리쳤다. 얼마나 세게 내리치는지 가슴에 통증까지 일었다.

하지만 그녀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의 말대로 지금의 그녀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으니까. 그와 동등하게 설 자격조차 없었으니까.

임유진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그를 향해 물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줘. 어떻게야 돈을 빌려줄 수 있는지 네가 얘기해줘.”

지금의 그녀는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약 강지혁이 정말 돈을 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으면 고이준을 시켜 날 여기로 부르지 않았을 거야.’

강지혁은 임유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그렇게 임유진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는 싸늘한 눈을 하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때 네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네 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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