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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따뜻한 불빛 덕일까? 차갑던 그의 얼굴이 지금은 조금 부드러워진 듯했다.

부드러워졌다니...

임유진은 자기가 생각하고도 어이가 없는지 쓰게 미소를 지었다.

강지혁이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다.

임유진은 강지혁이 자신과 결혼하려는 건 단지 자신의 뱃속에 그의 핏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왔어? 병원은 가봤고?”

강지혁이 손에든 책을 옆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응.”

임유진은 대답한 후 시선을 소파 위에 있는 책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책 이름을 보고 하마터면 헛기침을 내뱉을 뻔했다.

강지혁이 보고 있던 건 [행복한 임산부가 되는 방법]이라는, 임산부를 위한 책이었다.

강지혁이 이런 책을 보고 있었다고?

임유진은 조금 얼떨떨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도우미한테 죽을 끓이라고 했으니까 다 되면 먹어. 병원에서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도우미에게 죽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

임유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그다지 먹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홑몸이 아닌 배 속에 또 다른 생명이 있기에 뭐든 먹어야 했다.

임유진은 전에 바쁘다는 핑계로 끼니를 거르거나 가끔은 편의점 음식으로 때웠던 나날들이 이제 와서 후회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 사고가 났는데도 무사히 뱃속에 있어 준 아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이건 정말 행운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잠시 후, 도우미가 죽을 들고 와 임유진의 앞에 내려놓았다.

임유진은 눈앞에 놓인 죽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지혁은 그녀가 먹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임유진은 그의 시선이 불편하게 느껴져 죽을 먹다 말고 분위기도 풀 겸 그를 보며 물었다.

“죽 맛있는데, 너는 안 먹어?”

“응.”

강지혁의 짤막한 한마디가 끝이 난 후 분위기는 다시 싸해졌다.

임유진은 결국 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묵묵히 죽을 먹었다.

그렇게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강지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내일 혼인 신고하러 가자.”

그 말에 임유진은 하마터면 입속에 있던 죽을 뱉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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