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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한지영의 목숨을 살리려면 4억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현수에게도 무시당하고 강지혁에게도 거절당한 지금 돈을 빌릴 방도가 다 사라져버렸다.

이제 어떡하지?

정말 한지영의 부모님이 집을 파는 걸 보고 있어야만 하나?

만약 집을 팔아도 병원비가 모자라면?

그러면 그때는 장기적인 치료를 하려고 해도 못할 텐데 그때는 어떡하지?

임유진은 뭐라 얘기하려는 듯 떨리는 입술을 계속 움찔거렸다.

하지만 막상 입을 열려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말이 튀어 나가지 않았다.

강지혁에게 유일하게 내걸 수 있는 조건이 바로 자신이었는데 강지혁은 더 이상 그녀가 필요 없다고 했다. 이제는 완전히 끝이 나 버렸다.

임유진의 얼굴에 비친 절망을 보자 강지혁의 가슴이 또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강지혁은 자기를 버린 여자 때문에 마음이 미어지는 스스로가 너무나도 싫었다.

잠시 후, 임유진이 드디어 입을 열고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정말... 안 빌려줄 거야?”

강지혁은 심장이 아려오는 것을 애써 꾹 누르며 차갑게 말했다.

“방금 했던 말들을 또다시 해줘야 해?”

“아니... 아니... 잘 알겠어. 시간 뺏어서 미안해...”

임유진은 마지막 남은 힘으로 그 말을 내뱉고는 뒤를 돌아 천천히 사무실 문 쪽으로 향했다.

‘지영이 어떡하지...?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나는 왜 이렇게 쓸모가 없는 걸까...? 왜 이렇게... 하나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걸까?’

임유진의 지금 위치로부터 사무실 문까지는 고작 8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임유진은 한 보 내딛는 것조차도 힘에 부쳐 보였다.

그렇게 어찌어찌 문 바로 앞까지 다다랐을 때, 임유진은 갑자기 머리가 땅 하는 느낌과 함께 눈앞이 까매졌다.

그리고 익숙한 누군가의 품에 쓰러진 것을 마지막으로 임유진은 그렇게 의식을 잃었다.

...

한편, 강현수는 병원에서 몸 상태를 검사할 때 줄곧 넋을 놓고 있었다.

오늘 아침 임유진이 차를 막아섰던 장면이 자꾸 눈앞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때의 임유진은 무척이나 유약해 보였고 그녀의 두 눈에는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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