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0화

차 문이 열리고 강지혁이 뒷좌석에서 내렸다.

강지혁은 차에서 내린 후 임유진을 보고는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부탁이 있어...”

임유진이 힘겹게 말을 건넸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던 터라 목이 너무나도 말랐다.

“나한테?”

강지혁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억력이 안 좋은 거야 아니면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거야? 내가 어제 분명히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런데 하루도 못 넘기고 또 찾아왔네?”

임유진은 강지혁과의 거리를 좁히고는 그의 팔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내 얼굴 꼴도 보기 싫은 거 알아. 아는데 제발 부탁이야... 4억만 빌려주면 안 될까? 갚을게! 이자까지 다 해서 꼭 갚을게! 나 정말 그 돈이 너무 필요해...”

“4억?”

그녀의 말에 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지도 못한 부탁에 그의 입에서는 더욱더 신랄한 조롱이 쏟아져 나왔다.

“강현수라면 4억 정도는 금방 줄 수 있을 텐데? 왜, 강현수가 못 주겠대? 그래서 나한테 부탁하러 온 거야?”

임유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가뜩이나 밤을 새운 것 때문에 안색이 좋지 않은데 그의 말을 듣자 더더욱 얼굴이 창백해졌다.

임유진은 뭐라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가 결국에는 다시 입을 닫았다.

“내 말이 맞나 보네.”

강지혁은 말을 하면서 임유진에게 잡힌 팔을 서서히 뺐다.

“그런데 너는 뭘 믿고 나한테 찾아온 거야? 내가 너한테 순순히 돈을 빌려줄 것 같았어? 우리가 그런 사이는 아니지 않나?”

강지혁의 팔이 완전히 그녀의 손에서 빠졌다.

“임유진, 무릎까지 꿇으며 나한테 널 놓아달라고 했던 건 너야. 그날 너는 내 감정을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로 만들었어. 그리고 어제도 나한테 딱 잘라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고. 그랬으면, 그렇게 말을 했으면 미안해서라도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지.”

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아무런 미련도 없이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임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곧 울 것 같은 얼굴로 강지혁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