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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임유진은 지금 무서워하고 있다.

그의 행동에 놀랐던 것일까?

강지혁은 그녀에게 무서움을 심어주려 했던 게 맞다. 자신이 베푸는 친절이 얼마나 큰 것인지 만약 존중이 섞여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이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어떤 상황을 겪게 됐을지 똑똑히 알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녀린 몸을 덜덜 떨고 얼굴 가득 두려움이 서려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니 심장이 욱신거리고 마치 벌은 자기가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강지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있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다시는 너한테 이렇게 강압적으로 굴지 않을게.”

임유진은 조금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세게 울게 될 줄도 몰랐다.

솔직히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때가 되면, 만약 정말 그에게 강제로 안긴다고 해도 감정을 싹 다 배제한 채로 있으면 된다고, 그러면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정말 아무런 반항도 못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자 감옥에 있었을 당시의 광경이 머릿속에 떠올라버렸다. 그때도 그녀는 이렇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고 다른 수감자의 발길질을 그저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마치 살아있는 인간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언제든 분풀이할 수 있는 샌드백이 된 것만 같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짓이겨지는 것만 같았다.

임유진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눈물 너머로 그를 바라보았다.

강지혁은 그녀와 눈을 맞추고 말했다.

“약속할게. 이건 믿어도 돼.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

그녀의 눈물이, 그녀의 두려움이 이토록 무섭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그녀가 두려움을 멈출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머리를 조아리고 그녀의 발밑에 깔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강현수의 본가.

강현수의 아버지인 강재호는 눈앞에 있는 아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강현수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강재호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언제나 뭐든 척척 해내는 아들 덕에 남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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