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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강재호는 붕대로 감싸져 있는 아들의 손가락을 보고는 혀를 찼다.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골절상을 입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여자를 찾을 수만 있다면 남은 손가락이 어떻게 되든, 심지어 손 하나가 부러져도 상관없어요.”

“너!”

강현수의 말에 강재호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에 한은정이 그의 손을 잡아 분노를 잠재우고 아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 아버지 화나게 하지 마. 그리고 강지혁이 그 여자한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너는 그 흙탕물에 뛰어들고 싶니?”

강지혁의 집안이 S 시에서 절대적인 존재는 맞지만 강현수의 집안도 꿀릴 건 없었다. 한은정은 강지혁의 집안과 마찰을 빚는 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이러는 아들이 이해가 안 갈 뿐이다. 그것도 수년간 그토록 찾아 헤맨 여자아이도 아니고 이제 알고 지낸 지 1년도 채 안 된 여자를 말이다.

솔직히 어렸을 때 강현수를 구해줬던 여자아이가 아니면 임유진의 자리를 대체할 사람은 많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연예계에서 시선 한번 돌리면 널리고 널린 것이 미인들이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하필이면 강지혁의 여자를 탐내는 것일까.

강현수는 한은정을 바라보며 그녀가 경악할 만할 얘기를 꺼냈다.

“그 흙탕물에 뛰어들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이미 임유진이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버렸으니까요.”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니?”

한은정은 놀라움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껏 수많은 여자를 만나고도 좋아한다는 소리 한번 한 적 없는 강현수의 입에서 처음으로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저 임유진을 사랑해요. 그 여자가 아니고서는 안 되는 지경까지 와버렸습니다.”

강현수는 단호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니 그 여자 옆에 있는 남자가 강지혁이라도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이미 강지혁에게 몇 번이고 양보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자기 마음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니 더 이상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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