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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안 와도 돼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밤이 되었다.

아까 레스토랑에서 성수연과 옥 펜던트 사건 때문에 송재이는 딴생각에 정신이 팔려 입맛이 별로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배불리 먹은 건 아닌지라 이제 슬슬 허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와 한 시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

설영준은 뒤돌아서 계단으로 올라가는 송재이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기분이 울적한 탓에 그녀가 말을 섞기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강제로 돌려세웠다.

송재이는 계단에 선 덕분에 설영준과 키가 비슷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이때, 커다란 손이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야식 만들어줄까?”

“아니...”

“같이 도와줘.”

그리고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1층 주방으로 끌고 갔다.

방금 외출했다가 돌아온 설도영은 집안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이내 침실로 가서 샤워하고 다시 내려왔는데, 그제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비록 평소에도 설영준과 송재이는 과묵한 편에 속하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다.

그는 거실에 앉아 아까 사 온 과자를 먹으며 두 사람을 힐끔힐끔 관찰하기 바빴다.

결국 참지 못해 먼저 입을 열었다.

“형! 선생님, 혹시 싸우셨어요?”

옆에 앉아 책을 보던 송재이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고, 곧바로 호기심 어린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원한 답변보다 침묵이 더 무서운 법이다.

설도영은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갔다.

설영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국수를 삶고 있었다.

저기압이 따로 없는 분위기에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다가갔다.

“형, 선생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어요?”

설영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힐긋 쳐다보자 설도영은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고, 이내 억지로 미소를 쥐어 짜냈다.

“알았어요. 입 다물고 있으라면 조용히 해야죠, 뭐. 난 먼저 올라가서 쉴 테니까 야식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요. 그럼 안녕!”

말을 마치고 나서 눈치 빠르게 뒤돌아서 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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