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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너한테 내가 있잖아

산에 오르니 역시나 쌀쌀했다. 두꺼운 외투를 입었음에도 송재이는 두 손으로 옷을 단단히 여미었다.

설영준은 그녀가 추워한다는 것을 눈치챈 듯 손을 뻗어 자연스럽게 품에 끌어안았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산에 다른 커플도 군데군데 보였다. 송재이는 그들을 훑어보다가 다시 설영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순간, 이루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왔다. 그동안 좋아하는 사람과 여느 커플처럼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가장 대중적이고 무난한 생활이야말로 영원한 사치일 줄 알았지만 지금은...

그녀는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무슨 생각해?”

설영준은 송재이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고 넌지시 물었다.

이내 코를 훌쩍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응? 아니야.”

설영준이 피식 웃었다.

“설마 별을 처음 보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 송재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지. 어렸을 때 자주 봤어.”

어린 시절을 언급하는 송재이의 말에 설영준은 흠칫 놀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옛날 일을 자주 얘기하는 편은 아니잖아.”

뜻인즉슨 알려 줬으면 한다는 건가?

송재이는 그동안 설영준이 자신의 과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녀도 먼저 언급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흥미진진한 반응을 보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송재이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그제야 대답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살아계실 적...”

단 한 마디로 설영준은 그녀가 왜 말을 아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왜냐하면 어머니와 관련된 일이었고, 어머니라는 존재는 곧 송재이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방학이 되면 엄마는 날 데리고 시골로 가서 피서했는데 단순한 일상이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졌어. 낮에는 엄마를 따라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았고, 밤에는 지붕에 앉아 별을 봤는데 시골은 공기가 워낙 맑아서 미세먼지 따위 없었기에 별이 엄청 잘 보였어. 엄마는 성격이 좋을뿐더러 박학다식한 편이라 별을 보면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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