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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별 보러 가자

“윤찬 씨 생각해?”

휴대폰 너머로 설영준은 송재이의 생각을 훤히 꿰뚫어 본 듯싶었다.

그의 눈이 점점 가늘어졌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송재이는 제 자리에서 넋을 잃고 말았다.

“응?”

사실 미처 반응하지 못해 무의식중으로 되물은 거였지만 설영준에게는 제 발 저린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내 이를 꽉 악물었다.

그는 전화를 걸기 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어쨌거나 따지고 보면 이건 송재이의 잘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윤찬이 그녀를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받은 옥 펜던트이지 않은가?

게다가 옥 펜던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이제 물건을 다시 돌려줬으니 사실 그녀의 마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설령 그를 좋아한다고 해도 친구의 고백은 쉽게 잊히는 게 아니었다.

송재이를 향한 박윤찬의 마음은 일찌감치 눈치챘지만 여태껏 까밝히지 않은 이유도 바로 후환이 두려워서였다.

만약 그녀가 알게 된다면 무의식중이라도 상대방을 신경 쓰기 마련일 테니까.

“오늘 몇 시 퇴근이야? 데리러 갈게.”

설영준이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차분한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송재이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퇴근 시간을 알려주고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했다. 둘 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지라 어차피 길게 얘기해봤자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컸다.

저녁 6시쯤 건물 밖으로 나오자 길 건너편에 멈춰 있는 설영준의 차가 보였다.

송재이를 발견한 그는 차 문을 열고 내려와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무의식중으로 주변을 살피고 나서야 길을 건너 설영준의 앞으로 재빨리 걸어갔다.

설영준의 눈살이 잔뜩 찌푸려졌다.

“다른 선생님의 눈에 띌까 봐 걱정돼?”

그가 이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일 줄 몰랐던 송재이는 즉시 부인했다.

“아니야.”

설영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돌아서서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둘 다 차에 타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우리가 무슨 관계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설령 숨기려고 해도 이미 늦었어.”

지난번에 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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