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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한 여자가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는지

박윤찬은 일 때문에 남도에 출장을 온 것이었다.

그가 거래처와 맥락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더없이 친숙한 그림자가 보였다.

“박 변호사님?”

송재이도 의아해하며 물었다.

박윤찬은 아주 놀라워했다.

그는 위아래로 그녀를 한 번 훑어보고서야 입을 열었다.

“남도에 오셨다고 듣긴 했지만 진짜였네요. 살이 좀 빠지신 것 같아요.”

마지막 한마디는 그저 혼잣말하는 것 같았다.

송재이가 떠나려 했을 때는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곳을 떠나려 하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다른 곳에서 옛 친구를 만나니 그녀는 여전히 매우 기뻤다.

박윤찬은 그날 바로 경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송재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돌아간 후, 로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녁이 다 돼서 밥을 먹을 때에야 그는 자신이 남도에서 송재이를 만난 사실을 설영준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오전 비는 시간에 박윤찬은 설한 그룹을 찾아갔다.

설영준은 마침 글을 쓰고 있었다.

박윤찬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을 때,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렇게 큰 사무실에 설영준 혼자뿐이었지만 박윤찬은 한 번도 그가 외로워 보이고 불쌍해 보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설영준이 불쌍하다고?

이렇게 생각한 그는 피식 웃었다.

자신의 이 황당한 생각을 비웃은 것이었다.

설영준이 어떻게 불쌍할 수 있겠는가?

“왜 웃죠?”

인기척을 듣고서야 고개를 든 설영준이 무뚝뚝하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박윤찬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설영준 책상 맞은편에 앉아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에 걸쳤다.

“한 가지 이야기해 드릴 게 있어요. 저 이번에 남도에 가서 송 선생님을 만났어요. 예술학교에 면접을 보러 간 것 같더라고요. 보아하니 거기에서 생활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걸로 돼요...”“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

설영준은 담담하게 말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설영준은 박윤찬이 그에게 알려준 송재이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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