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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전 그저 당신의 전 남자 친구일 뿐이에요

송재이는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설영준은 거울 너머로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재인 그의 몸에서 풍겨오는 냄새를 맡았다.

몇 달 만에 느끼는 친숙한 향기였다.

한때는 허물없이 지냈던 두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서로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이미 그와 헤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가끔 이성과 감정이 동기화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녀는 두 발이 제자리에 굳은 듯 움직이지 않은 채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그 자세를 유지했다.

설영준은 갑자기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거울 속의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한참 후에야 그는 약간의 농담이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사랑에 목마르신가요? 전 그저 당신의 전 남자 친구일 뿐이에요.”

이렇게 말한 설영준은 송재이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녀를 놓아주고 몇 발짝 물러서서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이렇게 거리를 두는 걸 본 송재이의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무너져 버렸다.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이런 장면일 줄은 몰랐는지 송재이는 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머리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멍하니 서 있는 그녀의 표정에 설영준은 입꼬리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몸을 돌려 그녀에게서 성큼성큼 멀어졌다.

설영준의 미련 없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송재이는 문득 자기 마음속의 모든 갈등과 생각이 하나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 같았다.

설영준으로 인해 요동쳤던 가슴이 또 한 번 요동치는 순간이었다.

송재이가 돌아왔을 때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그래서 이원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재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입술을 깨물더니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괜찮아.”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원희는 아무래도 그녀가 괜찮은 것 같진 않았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식당 앞에서 연락처를 교환했다.

카톡까지 교환하고 나서 고개를 들었는데 설영준과 민효연이 가게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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