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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풀네임

설영준이 정신을 차리고 나서 고개를 돌리자 똑같이 멍하니 송재이를 바라보고 있는 지민건을 발견했다.

물론 송재이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이든 아니든 심기 불편한 건 사실이다.

순간, 거실에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샤부샤부를 먹는 동안에도 침묵이 이어졌고, 다들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밥만 먹었다.

박윤찬은 과묵한 편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침울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먼저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에 앉은 송재이, 왼쪽의 설영준과 오른쪽의 지민건을 보니 각자의 고민에 빠진 듯 표정들이 사뭇 어두웠다.

가시방석에 앉은 게 무슨 느낌인지 박윤찬은 처음 알게 되었다.

...

샤부샤부만 먹고 나면 호텔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설영준이 카드 게임을 하자고 먼저 제안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송재이는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게임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게 아니라 설영준처럼 안하무인이 따로 없는 사람이 카드 게임 따위 관심을 가진다는 자체가 납득이 안 갔다.

“집에 카드가 없는데...”

송재이가 운을 떼자마자 설영준은 박윤찬을 흘긋 쳐다보았다.

금세 눈치를 챈 박윤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 차에 가서 가져올게요.”

“그쪽도 같이 할 건가?”

설영준은 밥 먹는 내내 지민건을 무시했고, 단지 그가 송재이를 챙기기 위해 음식을 집어줄 때만 고개를 잠깐 들고 바라보았다.

따라서 지민건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진 적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지민건은 속으로 설영준을 무지 원망했다.

하지만 정작 먼저 말을 걸어오자 저도 모르게 황송한 기분이 들었다.

이내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같이 해요.”

옆에 있는 송재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정확한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녀는 무의식중으로 거절하려고 했다.

“카드가 있어도 할 줄 몰라서...”

“예전에 나 대신 카드 골라준 적도 있잖아.”

설영준이 느긋하게 말했다. 이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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