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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내 전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송재이는 정하현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설영준의 전 여자친구라 단번에 얼굴을 익혔다.

정아현도 오서희와 설동준의 결혼기념일 파티에서 송재이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진 속에서는 설영준이 그윽하게 송재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는 감각적인 동물이라 눈빛 하나만으로도 느끼는 바가 많았다.

심지어 송재이는 이목구비가 또렷한 사람이라 한 번 보고 잊혀질 얼굴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몇 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정아현과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송재이가 먼저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지만 정아현이 이쪽으로 걸어왔다.

하지만 이렇게 조심스럽게 물어볼 줄은 몰랐다.

“혹시 송재이 씨 맞으세요?”

송재이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의아한 표정으로 정아현을 쳐다보았다.

정아현은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송재이의 옆에 앉았다.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고, 정아현이 또 송재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아현이라고 해요. 전에 경주에서 도영이한테 피아노를 가르쳐주던 선생님 맞죠?”

송재이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그저 사진에서 보던 모습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 속 정아현은 차마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도도해 보였지만 실물은 말괄량이 같은 것이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송재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정아현이 머쓱한지 머리를 긁으면서 또 물었다.

“죄송한데 송재이 씨, 혹시 민효연 씨를 아세요?”

‘민효연?’

민효연은 경주에서 이름난 슈퍼우먼이었다.

“왜요? 그쪽도 민 사모님이랑 아는 사이에요?”

“그분 혹시 설영준 씨랑 아직 연락하고 지내세요?”

정아현이 또 묻자 송재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늘 사이가 좋았어요. 그분 따님이랑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는데 파혼했어도 사이가 나빠지지 않았어요. 사적에서도 만나고 업무적으로도 만나고...”

송재이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아현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래요. 천천히 드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러더니 다급하게 이곳을 떠났다.

그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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