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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헤어진 마당에 이렇게 안고 있으면 어떡해?

저번에 송재이 집에서 샤부샤부를 먹었을 때 설영준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돕고 있을 때 그저 거실에 앉아 지민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다 지민건이 송재이한테 잘해주는 모습, 송재이의 그릇을 가져가더니 그냥 먹기만 하면 된다고 하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말았다.

심지어 지민건은 대화를 이어가다 말고 송재이의 입가에 묻은 머리카락도 떼어주었다.

이런 다정한 스킨십에 설영준은 심기가 불편했다.

그는 복수 겸 화를 풀려고 지민건에게 카드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오늘도 송재이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모른 척했을 수도 있었다.

설영준은 집을 아무리 뒤져봐도 해열제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방에서 생강을 꺼내 생강차를 끓여주기로 했다.

물 끓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설영준은 갑자기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왜 경주에서든 남주에서든 맨날 뭘 끓여줘야 하지?’

절대 주방을 드나들지 않던 설영준은 송재이와 엮인 뒤로부터...

그는 끓여진 생강차에 구기자까지 넣어 안방으로 들고 갔다.

“송재이, 일어나.”

인내심 없는 말투였다.

하지만 송재이는 너무 깊은 잠에 빠져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설영준은 그녀가 숨을 멎기라도 했을까 봐 두려운 마음에 숨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 별일 없는 것을 보고 또다시 이름을 불렀다.

“송재이, 일어나 이거 마셔.”

송재이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어릴 때로 돌아간 꿈을 꾸었다.

초등학교 4학년,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폭우가 쏟아져 친구들과 타프 밑에서 부모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재이는 계단에 앉아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결국 혼자 남게 되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퇴근하다 마주친 담임 선생님이 결국 우산을 씌워주고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잊은 줄만 알았던 그날의 일이 다시 꿈에 나타날 줄 몰랐다.

송재이는 온몸이 지끈거리면서 이마와 등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몸을 뒤척이더니 계속 이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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