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8화 내가 괜한 짓을 했네?

설영준은 송재이를 꼭 끌어안고 그녀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열이 내렸는지 얼굴, 그리고 이마를 만져보았다.

꿈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송재이는 계속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순간 설영준은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이 세상에서 송재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기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그때 쉽게 헤어지자고 했던 거, 너무 잔인했나?’

송재이는 사실 믿을 사람도 없고,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여자아이였다.

그녀는 그만 설영준의 보호본능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전에는 그저 잠자리만 함께하는 여자라고 생각해서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고, 별로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여자한테 마음이 뺏기기 싫다는 생각은 바뀐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설득하고 있었다. 그저 환자를 돕는 거라고, 깨어나면 절대 이러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는 여진에게 전화해서 잠깐 볼일이 있어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다음 날에 경주로 돌아가자고 했다.

여진은 설영준이 걱정되어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

설영준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송재이가 차던진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그리고 몇 가지 업무를 당부하고서야 전화를 끊었다.

생강차를 마신 송재이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더운지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계속 발버둥 쳤다.

사실 설영준과 함께 있을 때도 이랬다.

다시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끄려고 할 때, 송재이는 다시 이불을 차 던졌다.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송재이의 모습에 설영준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졸리지도 않는지 한숨도 자지 않고 저녁 내내 침대 옆을 떠나지 않았다.

모든 불을 끄고, 스탠등 하나만 켜놓았다.

주위가 고요하고 아늑한 것이 온 세상에 둘만 남은 것 같았다.

어느샌가 밖에서 주룩주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이 밝을 때까지 비는 계속 오고 있었다.

빗방울이 창가를 두드리는 소리에 송재이는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

비가 그치고, 공기 속에는 풀냄새와 흙냄새가 가득했다.

휘청휘청 화장실로 향하던 송재이는 문 뒤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보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