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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방해하지 마

물론 마지막 말은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뿐 입 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설영준은 그녀에게 외투를 던져 주고 나서 고개를 돌리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

“출발해요.”

그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

박윤찬도 그제야 휴대폰을 내려놓았고, 여태껏 테트리스 쌓기에 집중하고 있었는지라 송재이의 옷이 비치는지 마는지 관심도 없었다.

더욱이 지금은 설영준의 외투를 걸쳤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밑도 끝도 없는 말에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곧이어 백미러를 통해 설영준과 송재이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예상대로 설영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자는 척했고, 송재이는 입술을 꼭 깨물고 안색이 살짝 빨갰다.

송재이 역시 홧김에 현재 주소를 대충 알려주고 창밖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그동안 설영준은 송재이가 어디 사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이내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

차는 어느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 섰다.

같은 공간에 한시도 머물러 있고 싶지 않은 송재이는 몸에 걸친 설영준의 외투를 던져버리고 안전벨트를 풀더니 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하지만 설영준이 그녀의 손목이 덥석 붙잡았다.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따지려는 순간, 눈살을 살짝 찌푸린 설영준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한 손에 쇼핑백을, 다른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낯익은 남자를 발견했다.

송재이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설영준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조금 전에 벗어놓았던 외투가 다시 어깨 위에 걸쳐졌다.

입을 달싹이던 그녀가 말을 내뱉기도 전에 설영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보고는 차에서 먼저 내렸다.

비록 영문을 알 수 없지만 굳이 따지지는 않았고, 잠깐의 침묵을 끝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이때, 설영준이 등 뒤로 다가와 그녀에게 우산을 씌워 주었다.

“경주에서 남도까지 쫓아오다니, 송재이 씨의 매력도 참 대단하네?”

말을 마치고 나서 냉소를 지으며 길 건너편을 쳐다보았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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