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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단칼에 대답하는 한지철을 보고 강유리는 웃었다.

그 웃음에는 그를 얕보고 깔본다는 것이 훤히 드러났다.

한지철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왜 웃으세요? 아직도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강유리는 느긋하고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너의 어리석음에 웃는 거야. 육미경같이 머리가 나쁜 여자애들한테는 이런 방법이 통할지 몰라도 나한텐 어림도 없어.”

“당신...!”

“고 사부님의 사부는 어르신의 마지막 제자가 아니야. 너는 그것조차도 잘 알아보지 않고 사람을 속이려 드는 거야?”

“......”

강유리는 성의 없이 몇 마디 대꾸하고는 방으로 곧장 들어갔다.

한지철의 얼굴은 굳게 닫힌 대문을 보고 분노로 차올라 점점 구겨졌다.

강유리!

나한테 이렇게 대하다니, 그럼 나도 더는 가만히 있지 않겠어!

강유리는 이 에피소드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방에 들어오자 짐 정리를 하는 육시준이 보였다. 그녀는 그를 도와주며 어떻게 자기 어머니와 도씨 가문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인지 캐물었다.

육시준은 캐리어를 트렁크 담고 그녀에게 조수석 차 문을 열어줬다.

강유리는 고개를 숙이고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시선은 쭉 그에게 머물러 있었다.

육시준은 긴 다리로 운전석에 한 번에 올라탔다.

그는 차에 시동을 바로 걸지 않고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말했다.

“당신께 할말이 있어요. 듣고 놀라지 말아요.”

“???”

그가 이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게 할 정도의 일이라면 반드시 무슨 큰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아버님께 일이 좀 생겨서 결혼식에는 못 오실 수도 있어요.”

육시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유리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요?”

육시준은 얇은 입술을 살짝 짓씹었다.

“잘 모르겠어요. 도희가 이미 가 있어요.”

강유리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답을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왜인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유리씨”

육시준이 걱정하듯 불렀다.

강유리가 고개를 들었다.

“혹시 고성그룹과 연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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