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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강유리는 질문을 받고 나서야 그 일이 생각났다.

“아, 종수께서 실수로 입 밖에 내신 말이에요. 어르신께서도 예전에는 재능이 꽤 있는 마지막 제자가 있으셨대요. 그분은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능력이 있으셨대요. 하지만 성격이 무던하고 아무것도 가지려 경쟁하지 않아서...”

여기까지 말하자 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

뭔가 이상한 착각이 든다. 설사숙님 역시 회장 자리를 경쟁할 만큼의 능력이 있으셨고 그 자리를 눈여겨 보고 계셨다.

하지만 그는 경쟁하지 않을 만큼 무던한 사람 같지는 않았다.

그녀가 꼬치꼬치 캐묻자, 종수는 말실수했다는 걸 알았는지 바로 입을 닫았다.

“그 마지막 제자는 아마 장모님이실 거예요.”

육시준은 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강유리는 동공 지진이 났다. 고개를 돌려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제 어머님이요?”

차가 정원으로 들어갔다.

강유리는 차에서 내렸다.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지만, 정원에 있는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한지철?

“사숙님, 돌아오셨습니까?”

그는 일어서서 공손하게 마중을 나왔다. 전의 건들건들하고 고집스럽던 모양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마치 두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강유리는 그를 두어 번 훑어보고는 물었다.

“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한지철은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바로 본론을 말했다.

“사숙님도 아시다시피 지금의 상황으로는 아무도 저를 제자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어요.”

강유리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래서?”

설마 나보고 책임지라는 건 아니겠지?

“사숙님도 요즘에는 계속 이쪽에 머무르고 계시지 않습니까. 홍석천도 일이 생겨 못 와서 한가하신 참에 저한테 몇 수 가르쳐 주실 수 없으시겠습니까?”

한지철의 부탁은 일리가 있다.

고한빈의 다른 한 제자는 부상이 낫자마자 와서는 오만한 태도로 강유리에게 자기의 사부가 되어달라고 했었다.

강유리는 당연히 거절하였다.

우선 그녀는 제자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제자는 한 명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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