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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릴리는 간만에 침묵을 유지하고 핸드폰만 봤다.

차가 출발 하자마자 그녀는 인내심이 없어졌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 소리가 꽤 울린 후 누군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가, 무슨 일이야? 엄마가 보고 싶어?”

“네, 갑자기 어머니랑 통화한 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요! 아버지랑 다 별일 없으시죠? 저 보고 싶지는 않으세요?”

릴리는 평소와 같이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

강미영이 웃었다.

“엄마야 보고 싶지, 근데 너희 아버지는 어떤지 몰라.”

릴리는 삐진 척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버지는 너무 편애하세요, 백퍼 언니는 보고 싶으셨을걸요!”

강미연이 물었다.

“지금 언니랑 같이 있어?”

“아니요, 형부랑 둘이 그렇게 깨를 볶는데 제가 그 둘 사이에 왜 끼어 있어요? 저 새 친구를 사귀었어요, 오늘 밤 데이트할 거예요.”

릴리는 강미연에게는 늘 숨기는 게 없었다.

강미연이 재빨리 물었다.

“남자 친구?”

릴리가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엄마도 참, 남사친이에요!”

강미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그래, 그럼 둘이 재밌게 놀고, 네 형부한테 스케줄 보고하는 거 잊지 말고. 너무 이리저리 쏘다니지 말고.”

릴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후, 올라가 있던 그녀의 입꼬리는 다시 내려왔다.

어머니와의 대화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지만, 그녀는 눈치챘다.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

릴리는 확실히 형부에게 뭐든지 말하는 것에 습관 됐다. 육시준은 그녀가 무얼 하든지 다 지지해 주고 그녀에게 도움과 자유를 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 사실을 모른다.

어머니가 갈 때까지만 해도 외할아버님과 언니의 말을 잘 들으라고 당부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형부한테 스케줄을 보고하라고?

형부도 이상하다. 신순경님이 온 것은 반드시 주아언니 때문이 아니라 형부 때문이다...

“여사친님, 지금은 어디로 가고 싶으시죠?”

옆에 있던 사람이 청량한 목소리로 차분히 말을 걸어왔다.

그제야 현실로 돌아온 릴리는 눈이 반짝거렸다.

“JL빌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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