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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한 복수다. 이건 그가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알 수 있었다.

평범한 교통사고였다면 고성그룹이 친히 나섰는데도 해결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밤새 연락이 안 되는 바람에 그는 날이 밝을 때까지 교통안전 동영상을 보고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했다.

이튿날 아침, 그의 안색은 초췌하고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진하게 나 있었고 턱에는 시퍼런 수염도 나 있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일전의 도도하고 우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제야 상대방은 전혀 다치지 않았고 너그럽게 배상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속에 천불이 나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었다.

"자기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 그럼 내가 낭비한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건데!"

경찰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해 안 된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끔 보았다.

"그럼 지금 당신 뜻은 상대가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

고한빈은 잠시 말문이 막히고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내가 미쳤습니까, 굳이 그년한테 배상하게!"

이 불만으로 가득 차 높아진 목소리, 격해진 감정 기복, 그리고 초라한 모습에 경찰은 고한빈의 정신상태를 조금 의심했다.

경찰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고개를 돌려 뒤에 있던 보조에게 물었다.

"검사보고는 봤어? 음주 운전이나 마약 복용 같은 건 아니지?"

"둘 다 아닙니다. 어제 확인했습니다."

"... "

경찰은 말없이 뒤 돌아서 갔다.

보조도 그 뒤를 따랐다.

고한빈 혼자 경찰서 문 앞에 덩그러니 남아 아침햇살을 맞이했다. 경찰서를 드나드는 직원들은 바삐 드나드느라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는 축 처진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를 갈며 이름을 불렀다.

"강유리! "

...

강유리는 긴장이 풀렸는지 단잠을 잤다. 그녀는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왔다가 간 것인지 아니면 아예 돌아오지 않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저녁노을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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