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띠리릭-”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아담한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좋은 저녁이에요!”릴리는 평소와 같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강유리를 보고 조금은 놀란 것 같았다.“언니가 웬일로 이렇게 일찍 돌아오셨어요? 요즘 늘 늦게 돌아오셨잖아요?”“오늘은 무술관에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일찍 돌아왔어.”강유리가 대답했다.릴리가 말하며 그녀의 상태를 체크했다.별일이 없는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숨 놓았다.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강유리가 바보도 아니고 진짜로 다쳤다면 교통경찰에게 연행당하는 정도로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식도 언니를 치지 않았다고 말했으니까...릴리는 맞은편 소파에 털썩 앉았다.“힘들어 죽겠어요! 저 내일부터는 고성그룹에 안 갈래요!”강유리는 의아했다. 아직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릴리가 먼저 말하다니.“왜 그래? 누가 너한테 시비라도 걸었어?”릴리는 동공이 살짝 흔들리고 잠시 말이 없었다.고정철이 한 짓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솔직히 말할까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숨기고 싶었다. 망설이던 참에 육시준이 갑자기 물어봤다.“고정철이 널 불렀어?”“...”릴리는 당황해서 ‘어떻게 알았어요’ 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강유리를 힐끔 쳐다보니 그녀는 이미 예상했다는 표정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오후에 형부가 고정철을 조심하라고 귀띔했었다. 그러니 당연히 언니와도 이 일을 얘기했었나 보다. 릴리는 몇 초간 말이 없었다.“그자가 제 신분을 알아냈어요.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니한테 전화했었는데 반응이 뭔가 이상했었어요.”그녀는 숨김없이 예측까지 전부 말했다.강유리는 표정이 무거워졌다.“역시 그 자랑 상관이 있었어!”릴리가 물었다.“누구요?”강유리는 이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릴리에게 물었다.“고정철이 네 신분을 알아내고 그걸로 협박했어? 그래서 둘이 다퉜고?”릴리가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오후에 벌어
“괜찮으면 됐어요... ”강유리가 한숨 놓았다는 듯 긴 숨을 내쉬었다. 질문을 하려던 참에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작은 이모님께서 지금 상황이 특수한 만큼 앞으로 연락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하자고 전해 달라세요. 그리고 요 며칠 국제뉴스에서 보고하는 소식들도 너무 믿지 마시고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강유리는 알고 있다. 이렇게 큰 손해를 입었는데 작은이모가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상대방이 독이라는 악랄한 수단까지 썼으니, 피를 보지 않고서야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알겠어요. 그럼 저희가 지금 뭘 하면 좋을까요? ""잘 먹고 잘 자고, 계속 지금의 그 귀여움 쭉 유지하시면 돼요. ""??? "강유리의 얼굴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전화기 너머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한 말이다.""... "이 전화는 육시준에게 걸려 온 전화다. 작은 이모님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한 거라면 위로의 말일 수 있지만 육시준에게 한 말이라면 이건 이미 싸움에서 이긴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밤새 졸이고 있던 마음이 인제야 좀 놓였다. ... 전화가 끊겼다. 강유리는 거실 공기가 더 상쾌해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기지개를 쭉 켰다. 그리고 릴리의 커다란 두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강유리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농담을 한마디 던졌다. "또 한고비 넘겼네. 아버지 임종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어. "캐번디시가의 지위는 조금 특별하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릴리는 많이 겪어봤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이런 기다림이 두렵고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누군가와 같이 있고 서로 공감해 줄 수 있어서인 것 같다. 릴리는 잠깐 침묵하고 대답했다. "좋은 소식이네요. 축하할 필요가 있겠어요."강유리는 이 말에 흥미를 느꼈다."어떻게 하고 싶은데?"릴리가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제의 이간질, 뭔가 부족해요. 고정남은 고정철이 조금 거슬리기는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한 복수다. 이건 그가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알 수 있었다.평범한 교통사고였다면 고성그룹이 친히 나섰는데도 해결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밤새 연락이 안 되는 바람에 그는 날이 밝을 때까지 교통안전 동영상을 보고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했다. 이튿날 아침, 그의 안색은 초췌하고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진하게 나 있었고 턱에는 시퍼런 수염도 나 있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일전의 도도하고 우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제야 상대방은 전혀 다치지 않았고 너그럽게 배상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속에 천불이 나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었다. "자기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 그럼 내가 낭비한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건데!"경찰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해 안 된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끔 보았다. "그럼 지금 당신 뜻은 상대가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고한빈은 잠시 말문이 막히고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내가 미쳤습니까, 굳이 그년한테 배상하게!"이 불만으로 가득 차 높아진 목소리, 격해진 감정 기복, 그리고 초라한 모습에 경찰은 고한빈의 정신상태를 조금 의심했다. 경찰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고개를 돌려 뒤에 있던 보조에게 물었다. "검사보고는 봤어? 음주 운전이나 마약 복용 같은 건 아니지?""둘 다 아닙니다. 어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말없이 뒤 돌아서 갔다.보조도 그 뒤를 따랐다.고한빈 혼자 경찰서 문 앞에 덩그러니 남아 아침햇살을 맞이했다. 경찰서를 드나드는 직원들은 바삐 드나드느라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그는 축 처진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를 갈며 이름을 불렀다. "강유리! "... 강유리는 긴장이 풀렸는지 단잠을 잤다. 그녀는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왔다가 간 것인지 아니면 아예 돌아오지 않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저녁노을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깨
그가 잠시 멈칫하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서 깼어요?"낮에 그가 별로 자지 않은 건 사실이다. 강유리의 말대로 지금 가까스로 우세일 때 먼저 수를 써야 했다. 외국 쪽 일은 작은이모께 맡겼지만 국내에 있는 고성그룹 사람들 역시 가만 둘 수는 없다. 그는 육경서더러 유강그룹에게 소식을 전하라고 시켰다. 여한영씨에게 트렌드와의 콜라보를 추진시키라고 말이다.그리고 LK그룹과의 중간 규모 사업들까지 고정철의 기업과 연관이 생겼다.고정남이 고정철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제 고정남은 그를 낱낱이 조사하려 들것이다. 이제 갓 고정철의 개인사업을 발견했는데 육시준과 연관이 있다는 것까지 발견했으니 고정남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그가 손을 쓰기만 시작한다면 고정철은 한동안 쉴 틈이 없을 것이다... "깨지는 않았는데요, 당신 정말 내로남불인 건 아세요!"강유리가 소파에 기대며 압도하는 분위기로 육시준 쪽으로 몸을 기댔다. 육시준은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눈썹만 찡긋했다. "왜 그렇게 말하죠? ""저한테는 무슨 방법이 생각나면 제멋대로 하지 말고 당신과 상의하라고 해놓고 당신은 그러지 않았잖아요!"강유리가 고개를 홱 돌리고 그에게 따졌다. 굳이 묻지 않아도 육시준이 뭘 했는지 알 수 있다. 그가 릴리와 하려고 했던 계획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둘 사이를 더욱 이간질 하는 것이다. 육시준이 간곡히 말했다. "당신도 저와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어요."강유리는 불만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 둘은 다르죠! 제가 동의할 걸 알아도 저한테 말했어야죠."육시준은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응, 다은번엔 꼭 여보한테 미리 보고할게요.""... "사실 이런 대답을 바란 건 아니다. 그저 이 사람이 자기 일로 이렇게 수고하는 게 조금 마음 아팠을 뿐이다. "다음은 없어요. 오늘은 저녁밥 먹고 바로 자러 가요!"육시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게 급해요? ""당연하죠!"원래는 하루를 꼬박 새웠는데
왠지 고정철이 계획에 초를 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괜히 계획이 틀어지고 피동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오후에 깨자마자 강유리는 고성그룹의 두 형제에게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상황인지도 잘 모르겠고, 무얼 하든 어차피 영향도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고성그룹의 진흙탕 싸움에 강유리는 진작에 훼방을 놓고 싶었다.하지만 깨고 나서 보니 자기가 하고 싶어 한 일을 육시준이 이미 한발 앞서 했다는 걸 알았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넘쳐났다. 역시 육시준은 그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신경 쓰고 있는 일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기분은 연애보다도 사람을 중독시킨다... 그를 밀고 있던 손이 저도 모르게 육시준의 어깨를 감았다. 서재의 엘리베이터부터 이층의 드레스 룸까지 강유리의 잠옷은 이미 못 볼 정도로 벗겨졌다. 강유리는 몇 번이나 잠깐 멈추고 안방에 가서 계속하자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번진 불길이 어떻게 멈출 수가 있겠는가? 모든 것이 끝났을 때는 이미 야심한 밤중이었다. 강유리는 녹초가 되어 옆에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몽롱한 불빛 때문에 평소에는 뚜렷하던 윤곽이 조금은 흐릿하게 보였다. 강유리는 그의 품에 안겨 익숙한 냄새를 맡고,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잠들기 전, 강유리는 잊고 있던 게 생각났는지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유강엔터에서 새로 따낸 저작권이 하나 있는데, 이 일에 대해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대부분 사람은 불만은 토로하고 있었고, 소수의 사람은 작가와 배우들에게 기대를 표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원래는 평화로웠지만 최근에는 들려온 소식 때문에 조금 시끄러워졌다. 트렌드가 투자를 하려고 한다는 소식이었다... 일단 트렌드가 업계에서 명성이 어떤지는 상관없다고 치자, 하지만 트렌드의 대주주가 고정철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일전에 트렌드는 성홍
추예진은 방금 추스른 화가 다시 강유리의 반응에 끓어올랐다. "그래도 고성그룹 사람이잖아! 나한테 넌 그저...""이모, 우리가 처음 같이 일했던 게 소씨 아저씨의 소개 덕분이었지?"강유리가 그의 말을 끊고 맑은 눈동자로 그를 주시했다. "그 후로도 투자자들을 꽤 소개해 줬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다며. 사람들이 이모 눈이 너무 높다고 하는 건 맞는 말이야. 그때 당시 무명 배우였던 내 어디가 맘에 들었 던거야?""..."추예진이 멈칫하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 적 일을 말하는 거야. 네가 지금 감정적으로 굴어도 소용없어. 그들과 협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화제를 자연스럽게 일로 바꿨다. 하지만 강유리도 오늘만큼은 일 얘기를 하려고 추예진을 부른 게 아니다. "내 어머니가 이모 후배라서 날 이렇게 챙겨주는 거야? 할아버지도 그래. 분명 날 찾으셨으면서 나를 사부님께 맡기시고. 이것도 내 어머니가 할아버지 제자여서겠지. 촌수를 어지럽히면 안 되니까..."강유리는 조곤조곤 혼잣말로 분석하는 것처럼 말했다. 추예진의 우아하고 차분한 포커페이스에 금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빨리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리고 마음에 안 드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뭔 말이 하고 싶은 거야?"강유리는 어떤 미세한 표정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추예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내 능력으로는 확실히 이런 정보들을 알아낼 수 없어. 하지만 육시준은 할 수 있지."추예진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 "그 자식은 정말 너한테 숨기는 게 없구나."강유리의 눈의 반짝였다. "인정하는 거야?"추예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지자, 뒤로 기대앉고는 될 대로 되라는 듯 말했다. "육시준이 이미 다 알아냈는데 내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뭐가 달라지니?"강유리가 말했다. "그 사람이 알아낸 건 내 어머니가 할아버지 제자라는 사실뿐인데."추예진은 넋이 나갔다. "???"그리고 몇 초 후에 웃으며 말
정보를 캐내고 있던 강유리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캐물었다. "설사숙님이 평범하다며?""..."추예진은 잠시 침묵하고 숨기던 사실을 모두 들켜버린 현실을 받아들인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유리야, 윗사람들의 일에 굳이 말려들 필요가 있을까? 네 어머니의 한은 내가 꼭 풀어줄 거야. 그리고 이 사실들은 알맞은 시간에 누군가가 전부 너에게 말해줄 거고."강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도씨가문과 상관이 없다면 고성그룹이겠네."제일 처음에 사람들은 다 내가 고정남의 사생아인 줄 알았잖아?그리고 강유리 자신도 이렇게 생각했다. 고정철이 성홍주와 협력하며 그녀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그녀가 고성그룹에 들어가 고한빈의 몫을 뺏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강유리한테 쓴 방법을 강민영에게도 썼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고한빈은 도씨가문에 인맥이 있다. 몇 명을 설득해서 강민영을 해치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이다. 그러니까, 내 어머니는 작은이모 대신 죽었다는 거네...하지만 이것도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할아버지와 사부님 모두 그 사람과 고한빈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셨다. 게다가 그 사람이 정말 어머니를 해치려 한 거라면 성홍주가 체포될 때 고성그룹의 도움을 청했을 것이다. 왜 몰래 외국으로 도주하고 Y국 황실과 얽혔지? "고성그룹."추예진이 말에 뜸을 들였다. "내 입장은 변하지 않아. 고성그룹과의 콜라보 나는 절대 못 해."강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추예진을 쳐다봤다.왠지 이모가 자꾸 화살을 고성그룹으로 돌리는 느낌이다. 이러면 이럴수록 이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 "고정철과 협업할 생각 없어요. 그 사람이 이익을 얻고 싶다고 해도 그럴 능력이 있어야 얻죠."강유리는 덤덤하게 말했다. "..."강유리는 추예진과 헤어진 후 차를 몰고 또 다른 목적지로 갔다. 구원브랜드의 서울본부. 가게 내에는 정적이 흘렀
일전에 브랜드 측은 세마의 홍보 기획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혼식에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강유리의 결혼식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그룹 아가씨밀어 버렸다... 강유리는 담당자의 의도는 몰랐고 그저 단순히 드레스에 시선이 꽂혔다. "실물이 훨씬 예쁘네요. 개량한 스타일도 독특하고요.""사모님은 연예인 못지않게 예쁘셔서 이렇게 화려한 옷도 소화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사모님이 가지신 아우라와의 들러리 말이다. 하지만 그는 육회장의 결혼식인데 들러리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사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문자를 보낸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강유리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는 초조했다. 자신의 망설임이 육회장의 노여움을 샀는줄 알았다. 어떻게 만회할지 고민하던 참에 두 사람이 가게로 왔다. 그래서 오늘 직접 접대하려고 일전의 예약까지 전부 아주 찰떡이네요.""..."당당자가 말하며 강유리를 드레스룸으로 모셨다. 드레스룸은 2층이다. 2층은 옷이 개수가 훨씬 적었다. 몇 벌 밖에 눈에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 몇 벌 들은 아래층에 있는 드레스들보다 훨씬 빛났다. 담당 직원의 말로는 전부 강유리를 위해 준비한 드레스라고 한다. 강유리는 의아했다. "이렇게 많이요?"담당자가 설명했다. "큰 사모님이 5벌 준비하셨고 저희 브랜드 측에서 5벌을 준비해서 총 10벌입니다.""모두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드레스를 오늘 다 갈아입는 건 힘들 것 같은데요."담당자가 성심을 다해 그저 소장해도 되니 브랜드 측의 성의를 거절하지 말아 달라고 제안했다. 강유리는 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를 따라 옷을 바꾸러 들어갔다. 개량했어도 여전히 입기가 번거로웠다. 담당자가 스타일리스트 두 명과 강유리를 도왔다. 그리고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머리도 올리고 액세서리도 착용했다. 강유리는 거울 속의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