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70화

보아하니 육경민은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육시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유리가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 동작이 어찌나 어리고 약했는지 새끼 고양이가 앞발로 장난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가 곧바로 다시 자리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어디 불편해?”

강유리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제법 많이 진정된 상태였다. 그녀의 뺨은 여전히 살짝 부어오른 상태였다. 그녀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줘. 나 여기 조금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쉬어버린 목소리에서 고집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에게 온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 행동에서 그녀가 그를 얼마나 믿고, 의지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육시준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실렸다. 그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전혀 다른 물음을 물었다.

“저놈이 어느 손으로 널 만졌어?”

강유리는 그 일을 잊을 수 없다는 듯이 곧바로 대답했다.

“왼손.”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화장실을 지나치며 싸늘하게 한 마디 내뱉었다.

“왼손 다시는 못쓰게 만들어버려.”

임강준은 순간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원래 육시준을 말릴 생각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셋째를 가장 아꼈으니까. 만약 정말로 못쓰게 만들어 버린다면 그 뒷일이 제법 고단할 것이다.

하지만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 육시준의 눈빛을 확인한 후 결국 입을 다물었다.

육시준의 명령에 강유리마저 깜짝 놀랐다.

방을 나선 순간, 맞은편에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육시준이 무의식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하며 거리를 두었다. 그가 강유리를 안고 있는 손에 온 힘을 실어 그녀를 더욱 자기 가슴 가까이로 끌어당겼다.

달려온 사람은 육경서였다.

그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육시준은 겨우 몸을 옆으로 틀어서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육경서의 시선이 마침 강유리의 부어오른 볼과 손바닥 자국에 향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