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신주리 팬과 지나가던 네티즌들이 한마디씩 비난하곤 했는데 육경서 팬과 커플 팬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화력을 집중해 유미나를 마구 공격했다.“이런 뻔뻔한 X을 봤나? 거짓말을 해놓고 말도 못 하게 해?”“경서 오빠가 오전 열 시에 [힐링]팀에 도착했고 유미나는 열 시 반에 촬영장에 도착했는데 육경서가 어떻게 바래다줬다는 거야?”“내가 방금 알아봤는데 위층의 말이 아주 정확해.”“잘도 바래다주겠어. 경서 오빠가 여친도 마중하러 안 갔는데 네가 뭐라고 너를 촬영장까지 바래다주겠어?”“승인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승인할 건 해야겠어. 신주리가 적어도 너처럼 여우짓을 안 하고 당당해서 좋아.”“그만그만, 우리 주리는 끼워 넣지 마. 주리 데려갈 테니까 너희끼리 물고 뜯고 실컷 해.”“...”강대한 육경서 팬은 어렵지 않게 유미나를 실시간 검색 차트로 등극시켰다.“#육경서가 유미나를 촬영팀으로 바래다준 것이 사실일까#”검색어를 클릭하면 바로 인터뷰기사였고 클릭 수가 빠르게 상승하더니 유미나는 삽시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많은 광고주가 계약 해지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때 유미나의 소속사에서 먼저 선수를 쳐 실시간 검색을 철회했고 인터뷰 기사도 삭제하더니 [너와 함께 힐링] 프로를 대거 홍보하는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너와 함께 힐링] 은 따로 홍보할 필요도 없이 최대 수혜자가 되어버렸다....제작팀이 그나마 양심은 있어 목적지를 급하게 결정한 것을 고려해 당장 출발하지 않고 하룻저녁 기획하고 준비할 시간을 줬다. 그리고 8명의 교통비, 식사, 숙박을 포함한 여행경비를 백만 원 지급했는데 이 금액은 여태 부유한 생활을 누려온 연예인과 학자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었다.저녁이 되자 모든 게스트가 베란다에 모여 지출 계획을 논의했다.“교통비가 인당 평균 10만이면 80만이에요. 그러면 20만밖에 안 남는데 이걸로 3일동안의 식사와 숙박을 어떻게 해결해요? 그리고 돌아올 때는 어떻게 해요?”한지원이 걱정스레
한참 지나 강미영이 어색한 기침을 하더니 피디의 ‘이모’라는 호칭에 어쩔 수 없이 중재에 나섰다.“게임 룰을 존중해야죠. 자부담이 안 된다면 따라야죠.”“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 어떻게 해요?”주상현이 침착하게 물었다. 설령 이 금액으로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다고 해도 돌아오는 항공권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제작팀이 준 경비로는 왕복 항공권도 살 수 없었다. 이건 제작팀이 게스트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작전을 짠 것이 틀림없었다. 강미영은 한참 생각하더니 제작팀과 협상을 시도했다.“이렇게 하면 어때요? 백만 원은 우리 일상 지출에 사용하고 골동품 시장에서 쇼핑하는 비용은 제작팀에서 부담해줘요.”피디도 강미영과 같은 생각이었다“당연하죠. 골동품 시장에서의 모든 지출은 제작팀에서 부담할게요. 첫 여행을 기념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그 말에 게스트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했다.“역시 대범하시네요.”“뱃심이 있네요.”“피디님 고마워요.”“경비를 좀 더 아껴 쓰면 가능할 것도 같아요. 이제 골동품 시장에 가서 싹쓸이해 보자고요.”게스트들의 칭찬 소리에 피디는 기뻐할 틈도 없이 이제 골동품 시장에서 얼마나 뜯길지 못내 걱정되었고 제작비도 걱정되었다. 하지만 엎지른 물이라 쇼핑은 반드시 할 것이고 눈앞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만일 돌아오는 항공권과 여행지 숙박비를 제외한다면 20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순 있어요.”다들 또 한 번 침묵에 빠지더니 기대의 눈빛으로 강미영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제작진과 협상하기를 희망했다. 강미영은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고 멀지 않은 곳에서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신주리와 육경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눈빛이 반짝이었다. 제작진이 이런 미션을 제기했을 때는 집행 결과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눈앞의 두 톱스타는 협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열심히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강미영이 입을 열고 말하려는 순간 옆에 서 있던 소지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너
만일 강미영이 먼저 제의했더라면 일방적으로 무지하게 욕을 먹었을 것이다...꽉 차 있던 베란다가 이내 텅텅 비었고 신주리는 다들 떠난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따라 가려 하자 육경서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어딜 가려고?”“인솔자가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네가 장소를 선택했으면 네가 기획해야지.”신주리가 안간힘을 쓰며 손을 빼려고 하자 육경서는 꽉 움켜잡고 풀어주지 않았다.“누가 그랬어? 이모가 우리 둘이 함께 기획하라고 했어.”신주리가 억지로 손을 빼면서 말했다.“난 못 들었어. 나는 지석 오빠가 인솔자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하는 말밖에 못 들었어. 그리고 너도 승낙했잖아? 그래 놓고 지금 나를 이용하려는 거야? 꿈 깨.”육경서가 갑자기 손에 힘을 주면서 신주리를 힘껏 당기며 말했다.“안 돼. 오늘 밤 나와 함께 기획해야 해. 다음에 내가 도와줄게.”오랫동안 식단 조절하며 다이어트를 해온 가녀린 몸이 육경서의 힘을 이기지 못해 그대로 끌려오면서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고 풀썩 주저앉으면서 아래턱이 육경서의 어깨에 부딪히자 온 세계가 조용해졌다. 다음 순간 신주리가 갑자기 폭발했다.“육경서, 미쳤어? 대체 왜 그래?”“...”육경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급히 설명했다.“왜 이렇게 가벼워? 전에 나한테 주먹질 할 때는 힘이 꽤 있었잖아.”말하면서 그녀의 아래턱을 잡고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다친 데 없나 봐봐.”두 사람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 호흡마저 섞여버렸고 다투고 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봤다.신주리의 표정은 부자연스러웠고 눈까풀도 파르르 떨렸지만 그를 밀쳐내지 않고 상처가 났는지 대신 살펴보게 하면서 입으로는 표독스럽게 위협했다.“얼굴이 찢어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오늘 죽을 줄 알아.”육경서는 화가 나 뾰로통한 신주리의 얼굴을 보더니 참지 못해 말했다.“내가 몸에 가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번 부딪혔다고 얼굴이 찢어지겠어? 사기를 쳐도 유분수지.”남자의 잘생긴
오늘 밤 육경서 팬들이 침묵에 빠졌다.‘오빠가 이럴 줄 몰랐어. 어떻게 그 여자한테 이렇게 상냥할 수 있고 왜 신주리가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둬? 그리고 왜 그렇게 떨고 있어?’승인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육경서의 매력에 팬들은 또 한 번 공략당하고 말았다. 초가을의 밤바람이 싸늘했다. 쿠션을 안고 의자에 앉은 신주리가 저도 모르게 부둥켜안자 지도에 시선을 꽂고 있던 육경서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곁에 놓인 담요를 가져왔다. 그러고는 자기 행동이 너무 아부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되는지 담요를 들고 우왕좌왕하더니 이내 신주리 머리에 던져버렸다. “감기들면 네 팬이 또 날 죽이려고 할 거야.”“내 팬이 어떻게 감히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욕하겠어?”말하면서 신주리는 머리에서 담요를 끄집어내려 몸에 걸쳤고 육경서는 불이라도 내뿜을 기세로 눈을 크게 부릅뜨고 말했다.“너 자꾸 빈정대며 말할 거야? 나도 그럼 아무 말이나 막 할 거야.”신주리는 이내 입을 다물면서 육경서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댓글 창에서 도리어 조급해서 안달이었다.“신주리, 왜 겁을 먹어? 우리가 알면 안 되는 일이라도 있어?”“혹시 우리 경서 오빠한테 약점이라도 잡혔어?”“이 두 사람 분명히 무슨 문제가 있어.”“육경서 나쁜 자식이 감히 우리 주리를 협박해? 천벌 받을 자식.”“...”신주리는 담요로 윗몸을 감싸고는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리더니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말했다.“내가 저번에 너한테 보낸 그거 너 승낙했어?”“언제? 뭘?”육경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그거 있잖아. 핸드폰 줘 봐.”신주리가 손바닥을 내밀자 육경서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그녀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신주리는 재빠르게 비밀번호를 입력해 잠금 해제하고는 한참 뒤적거리더니 갑자기 그를 향해 말했다.“이번에는 이 누나가 너 대신 해결해 줬어. 다음에 내가 인솔자 되면 너도 날 도와야 해.”그러자 육경서는 해맑게
“두 사람 다투지 말아요.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요.”“커플 팬은 썩 꺼지지 못해? 귀찮아 죽겠어.”“...”댓글 창은 예외 없이 쟁논으로 가득했지만 의외인 것은 전처럼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았다.다들 내막을 알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공격하는 댓글이 있으면 바로 묻혀버렸으며 두 사람의 연애를 지지하는 커플 팬은 슬픔에 빠진 육경서를 위로하기에 바쁜 그의 팬한테 억울하게 한바탕 비난을 당했다. 이튿날 아침.나이 든 선배들은 다들 일찍 기상했지만 유독 신주리와 육경서만 밤늦게 잔 탓인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내가 주리한테 가볼 테니까 지석이는 경서한테 가 봐.”강미영은 두 사람이 한참 지나도 내려오지 않자 깨우러 가려고 했다. 여행경비가 제한이 있기에 비행기 시간을 놓치면 처리하기가 곤란하다. 소지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으로 향하려고 할 때 육경서가 마침 빠른 걸음으로 위에서 내려왔고 방금 잠에서 깬 모습이 아니었다. 다들 계단 아래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육경서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말했다.“주리가 감기 든 것 같아요. 감기약을 타 먹여야 할 것 같은데 2분만 기다려줘요. 죄송해요.”그 말에 강미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많이 안 좋아?”“깨긴 했는데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요.”육경서는 서툰 솜씨로 약을 물에 타면서 대답했다.“의사한테 보이지 않아도 될까?”강미영이 걱정스레 묻자 제작팀과 피디도 긴장하는 눈치였다. 게스트가 일반인이든 연예인이든 모두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서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 피디가 고개를 돌려 조연출에게 의사를 부르라고 지시하자 조연출이 말했다.“서 선생님이 한의사시잖아요. 공항으로 가면서 주리 봐달라고 하면 안 돼요? 진단만 해주시면 제가 가서 약을 지어오면 촬영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지독한 자식.’하지만 조연출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피디는 고개를 돌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진태를 바라봤다. 서진태는 신주리가 감기들었다고 하자 저도
신주리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헐렁한 겉옷으로 윗몸을 감싸며 “네.”하고 대답했다. 신주리의 반응에 서진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는 이내 말했다.“괜찮아졌어요. 이동하면서 차에서 얘기하죠. 안 그러면 늦을지도 몰라요.”신주리는 자기 때문에 이미 시간을 지체했다는 것을 알기에 길게 말하지 않고 곧바로 문을 열고 차로 향했다. 나머지 게스트들도 줄지어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댓글 창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후배가 예의도 없어. 다들 걱정돼서 그러는데 저렇게 쌀쌀맞게 나가버려?”“비행기를 놓치게 생겼는데 그 자리에 서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사해야 해?”“몸도 안 좋은데 한 사람씩 차례로 고맙다고 인사해야 한다면 미쳐버릴 것 같아.”“네티즌들이 너무 가혹하다.”“내가 보기에는 서진태는 아빠의 잔소리 같고 주리는 반항하는 딸내미 같은데? 오른쪽 귀로 듣고 왼쪽 귀로 흘려보내면 되잖아.”“그래, 딱 그거야.”제작진은 여덟 명의 게스트를 위해 넉 대의 승합차를 준비해 두명이 한 팀이 되어 한 차에 타기로 했지만 신주리가 제일 먼저 첫 번째 차에 탑승하자 육경서는 자연스레 따라 올랐고 서진태가 뒤에서 머뭇거리다가 이내 따라 올랐다.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신주리의 병을 봐주기로 했으니 함께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를 이어 강미영도 신주리가 걱정돼 따라 오르자 그 뒤에 있던 소지석은 추호의 머뭇거림도 없이 첫 번째 차량에 올라타려 했다...“아니. 다른 차도 많은데 다들 이 차가 마음에 드시나 봐요?”한지원이 첫 번째 차에 올라탄 사람을 향해 말하자 제작진도 따라서 입을 열었다.“두 명이 한 팀이 되어 아무 차나 선택해서 타시면 됩니다. 넉 대의 차량이 준비되었기에 굳이 규칙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 다들 첫 번째 차량에 오르면 어떡한단 말인가?소지석은 차 문을 잡고 불쾌한 듯 서 있었고 몇 초 동안 기다려도 차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없자 발을 들어 올라가려 할 때 카메라맨이 그의 앞을
두 번째 차량에는 심수정이 타고 있었고 그녀는 다른 게스트에 비해 카메라가 앞에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소지석을 보자 심수정은 바로 그를 까발렸다.“강미영 씨와 함께 앉고 싶어요?”소지석은 흠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소지석의 답을 못 들었지만 심수정은 전혀 개의치않고 되레 그에게 방법을 가르쳐줬다.“같이 타고 싶으면 억지로라도 타요. 여기까지 쫓아와서 왜 쑥스러워해요?”소지석은 얇은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빈자리가 없어요. 제가 타면 촬영사가 못 타요.”그러자 심수정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강미영 씨와 주리가 함께 할 확률이 높으니 다음에도 자리가 없으면 경서를 밀어내요.”그 말에 소지석은 진지하게 대답했다.“그게 좋은 방법이네요.”두 사람의 대화에 댓글 창은 난리가 났다. “전혀 우리를 사람 취급 안 하는 건가?”“하지만 난 수정 언니가 너무 좋아. 멋있어.”“그럼 미영 언니와 지석 오빠가 커플이 되는 거야? 내가 기대하던 커플이야. 지석 오빠가 방금 인정했잖아. 아, 어떡해.”“...”[나와 함께 힐링]에서 제일 처음 속내를 밝힌 사람이 소지석일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배우 소지석은 한평생 예술혼을 불태우며 연애를 안 할 줄 알았는데 처음 출연한 연애 예능프로에서 자기 속마음을 밝혔다. 그것도 연애 허울을 쓴 여행 프로에서 말이다. 힐링하고 오라고 강유리가 추천해서 출연했다고 하지 않았던가?오늘의 실시간 검색은 이미 예정된 사실이었고 네티즌의 의견은 호불호가 갈렸다. 어떤 네티즌은 강미영이 정서가 온정 되고 멘탈이 강한 우수한 여성이라고 칭찬했지만 다른 한 부분의 팬은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했다. 이혼하고 애 딸린 강미영이 자기 마음속의 아이돌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더욱이 그녀의 딸이 소지석과 동년배라는 점이 아주 불쾌했다. 그녀의 딸은 현재 모니터 앞에서 땡땡이를 치다가 이 광경을 목격했고 지금 그녀의 표정은 꼭 마치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보는 할아버지와도
그러자 댓글 창은 온통 웃음소리로 도배되었다.“이 아저씨 상당히 매력이 있어. 난 독설 날리는 사람이 너무 좋아. 하하하하.”“웃겨 죽는 줄. 육경서가 위험해. 다급해졌어.”“그러니 왜 무차별 공격을 하냐고? 의사한테도 막말을 해대고.”“의사가 아니라 연적이야.”“서 모 씨가 이상한 거 아니야? 요즘 밤새우지 않는 젊은이가 어디 있어? 더욱이 우리 오빠는 연예인인데... 무슨 자격으로 함부로 우리 오빠를 지적해?”“맞아. 의사는 어질다고 하더니 서진태가 우리 오빠를 저주했어.”“누가 지적했어? 진실을 말했을 뿐이잖아.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 팬은 너무 사나워. 아무 말도 못 하게 해.”“...”이번에는 신주리 팬이 승리했다. 서 선생님 덕분에 육경서 팬을 보란 듯이 저격할 수 있었다. 육경서가 한참이나 멍하니 있더니 반격을 못 하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다 봤어요? 다 봤으면 뒤에 와서 앉아요. 제 여자 친구를 돌봐야겠어.”결정적인 순간에는 남자 친구의 신분이 우세가 있었다.“아직 안 됐어. 왜 재촉하고 그래?”서진태도 꽤 고집 있는 편이라 육경서에게 지려 하지 않았고 그러자 육경서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유명한 한의사시라면서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그럼 네가 직접 하던가.”서진태의 말에 육경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너무 화가 난다. 이 늙은이가 일부러 이러는 것이 틀림없다.’옆자리에 담요를 덮고 머리를 의자에 기댄 채 쉬고 있던 신주리는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신주리는 어제 자기와 육경서가 목적지 때문에 다툴 때 두 당사자가 왜 말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육경서, 조용히 해줄래?”신주리는 윗사람한테 뭐라고 할 수 없어 육경서를 나무라자 안 그래도 서진태 때문에 화가 잔뜩 났는데 그녀마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자 억울한 듯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내가 시끄럽게 했어? 내가 혼자서 시끄럽게 할 수 있겠어?”그러자 신주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공정하게 말했다.“너부터 시작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