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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괜찮아, 은서야, 나 왔어.”

익숙한 냄새가 가빠진 호흡을 진정시켰다.

“진 사장님이 오셨군요.”

하준은 신경 쓰지 않고 웃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자 바지를 털며 손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정태우 씨, 설마 아직도 신은서를 잊지 못한 거예요? 당신 눈 앞에 있는 여자가 얼마나 더러운지 알아요? 신은서 엄마가 우리 가족을 파괴하고 우리 집 돈까지 훔치고 도망쳤어요. 그리고 신은서는 신혼 밤에 내 침대에 올라와서 아기를 낳고 싶어 해요.”

태우는 하준을 신경 쓰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손으로 내 손목의 붉은 자국을 부드럽게 문지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파?”

“신은서, 아파?”

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 본 태우는 마른침을 삼키며 내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내 눈을 바라보며 가볍게 말했다.

“괜찮아,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알았지?”

“알았어.”

나는 태우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하준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비아냥거렸다.

“설마, 이런 쓰레기도 원해요?”

태우는 천천히 돌아서서 피식 웃었다.

“성하준 씨, 그해 은서는 겨우 일곱 살짜리 아이였어요. 부모님의 관계가 이미 깨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요. 당신 부모님은 서로 바람을 폈어요. 정말 몰랐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극도의 분노로 인해 태우의 몸에서 카리스마와 압박감이 순간 드러났다. 보이지 않는 압박감에 하준은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눈동자를 굴리더니 시선이 나에게 떨어졌다. 마치 화풀이할 상대를 찾은 것 같았다. 하준은 악의적으로 말했다.

“알면 어때요? 신은서가 우리 가족을 파괴한 건 사실이에요. 신은서가 일부러 내 침대에 올라온 것도 사실이에요.”

하준은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웃었다.

“하지만, 신은서가 침대에 있는 모습이 꽤 괜찮았어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우는 주먹으로 하준의 배를 쳤다. 두 손으로 하준의 멱살을 잡으며 차갑게 경고했다.

“말을 깨끗하게 해. 더러운 건 너 같은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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