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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하준은 화를 내며 나를 차에 던졌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손목은 하준에게 꽉 잡혔다. 순간 두 손이 잡혀 뒷좌석으로 눌렀다.

“왜 도망가?”

하준은 이를 악물고 웃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왜, 옛 애인을 만나더니 마음이 들떠서 그래?”

하준의 광란의 모습을 바라보며 발버둥을 쳤다.

“성하준, 진정해. 이러지 마.”

“왜 가식을 떨어? 같이 잔 적도 없는 것도 아닌데. 무슨 순진한 척을 해? 정태우에게 보여주는 거야?”

하준은 내 턱을 꼬집고 강제로 바라보게 했다. 너무 세게 잡자 아파서 자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신은서, 내가 기억하게 해줄까? 네가 얼마나 더러운지.”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마치 7년 전 그 끔찍한 밤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열여덟 살 생일날, 태우는 오래 전에 나와 약속을 잡았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태우는 귀끝을 붉히며 서프라이즈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었다. 하지만 인생은 저속한 영화와 같았다. 줄거리가 언제 갑자기 변할지 모른다. 그날 나는 가장 소중한 드레스를 꺼내 입고 립스틱도 발랐다. 하지만 문 밖을 나서자 마치 고생을 한 하준을 만났다.

하준은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끌어당겼다. 그리고 미친 듯이 나의 옷을 찢어버렸다. 그 당시의 장면을 생각할 용기조차 없다. 그저 침대에 웅크리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하준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내 머리카락을 잡고 억지로 나의 추한 모습을 보게 했다.

“정태우를 좋아해? 정태우와 함께 있고 싶어? 내 허락 없이 감히 누구를 좋아한다는 거야? 어떻게 감히! 말해, 신은서. 무슨 용기로 그러는 거야?”

나는 멍하니 하준을 바라보았다. 사람은 극심한 고통을 겪을 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하준은 나를 놓아주었고, 웃음기를 거두고 음침하게 쳐다보았다.

“우리 착한 동생, 날 떠날 생각도 하지 마.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마. 넌 내 곁에서 속죄해야 해. 이 사진들을 정태우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지? 보면 널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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