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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정태우.”

나는 태우의 말을 끊었다.

“안아줘.”

태우는 믿을 수 없어 멈칫했다.

“안아줘.”

나는 다시 말했다. 따뜻한 포옹이 나를 점점 더 단단하게 끌어당겼다. 날 안고 있는 두 손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7년 전, 태우는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고 기쁨에 가득 찬 채 해안도로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를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 태우를 거절하던 날, 눈시울을 붉히며 나에게 물었다.

“정말 날 전혀 좋아하지 않아?”

난 고개를 흔들었다. 태우가 아무리 애원해도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당시 안개가 너무 짙어 태우의 눈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내 귓가에 뜨거운 호흡이 닿으니 안개가 걷힌 것 같았다.

...

늦은 밤, 나는 태우를 호텔 카펫에 앉혀 술을 마셨다. 한참 마시자 취한 태우의 얼굴이 붉어지며 눈이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일어나서 TV로 음악을 틀었다. 다시 앉자 태우는 묵묵히 나에게 기대었다. 우리 사이의 거리는 손가락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두 사람의 팔이 닿을락 말락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태우, 내일 돌아가야 해.”

와인잔을 든 태우의 손이 잠시 망설이더니 가볍게 말했다.

“신은서, 그때 나를 거절했을 때와 똑같아.”

음악이 마치 우리의 세계의 장벽이 된 것 같았다. 태우의 말이 똑똑히 들렸다. 태우는 침대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기울렸다. 목소리를 엄청 쉬었다.

“또 날 떠나는 거야?”

그 순간 힘들게 쌓아올린 방어벽이 무너졌다. 태우는 절망적인 나의 인생에서 유일한 햇빛이었다. 그리고 절망의 심연에 빠졌을 때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지금까지도 태우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아팠다.

태우가 잘되기를 바랐다. 나 때문에 허점이 생기는 건 원치 않았다. 하지만 태우는 전혀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부린 고집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나는 태우를 향해 다가가 두 손으로 태우의 얼굴을 감쌌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헤어지지 않을 거야.”

...

내가 깨어났을 때 태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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