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49화

고은지의 인생을 망친 그 남자가 없어도 그녀와 조영수는 이혼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희주는 절대로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고희주의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은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고은지의 마음은 더욱 심란해졌다.

그 남자와 관련된 일에 대해 고은영도 지금 어떻게 고은지를 위로해 줘야 할지 몰랐다.

고은영은 그저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먼저 많은 생각하지 마.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언니 몸이야.”

“그 남자를 찾는 건 어떻게 됐어?”

고은지가 묻자 고은영이 대답했다.

“준우 씨가 아직 아무 말도 없었어. 나도 진청아 씨를 만나지 못했고. 곧 소식이 있을 거야.”

진청아는 이미 당시 호텔 CCTV를 찾아 화질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일이었기에 이것도 상당히 큰 진전이었다.

고은지의 창백한 모습을 보고 고은영이 말했다.

“언니 푹 쉬어. 복잡한 생각 하지 말고.”

원래는 고희주를 데려오면 고은지가 좀 더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누구도 이렇게 많은 불쾌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

고은지는 고희주만 보면 이 아이가 받은 상처가 떠올랐고 이에 따라 두 사람에게 이 모든 고통을 가져온 남자를 떠올렸다.

모든 고통의 근원은 바로 그 남자 때문이었다.

고은지는 아픈 마음으로 말했다.

“조영수와의 이혼은 해방이었어. 하지만 그 남자는 우리를 지옥으로 끌어들였지.”

고은영은 이 말을 듣자 가슴이 더 아프게 찌릿했다.

맞다. 조영수와 이혼하는 그 순간 고은지는 온통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식 전날 밤 사건이 터지면서 고은지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는 고은지에게 지옥 같은 심연을 안겨주었고 그녀의 모든 희망도 산산조각 났다.

“누구든지 이 일은 언니가 나은 후에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야. 그렇지 않아?”

“응.”

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희주 공부는 어떻게 됐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