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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진윤은 할머니가 왜 그렇게 진유경을 아꼈는지 정말 몰랐다.

아마 그 내막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진윤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진씨 가문과 그는 완전히 무관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진정훈은 다시 냉담해진 진윤의 모습을 보며 답답해서 물었다.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주는 거야? 내가 그동안 얼마나.”

여기까지 말한 진정훈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동안 진유경을 아끼고 사랑했던 장면들이 미친 것처럼 진정훈의 머릿속을 휩쓸었다.

매번 진유경을 위해 정성껏 선물을 골라 생일파티를 열어주며 마치 공주처럼 그녀를 예뻐했다.

당시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여동생에게 쏟았던 감정을 모두 진유경에게 퍼부었었다.

그러나 지금 갑작스럽게 이런 진실을 알게 되자 진정훈은 모든 일들을 단번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이제서야 이런 사실을 말해주었냐고 묻는 진정훈의 질문에 진윤은 차가운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한테 알려줘서 뭐 해? 너와 진성택의 사이를 벌어지게 만들려고? 진성택은 널 통제할 수 없어.”

“그럼 형은 내가 진유경을 아껴주는 걸 그냥 지켜봤다는 거야? 형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진정훈 한 사람의 인생에 오직 증오만 남아 있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야. 그리고 증오 때문에 파괴하면 안 되는 것들도 있어.”

진윤의 목소리는 이 순간 더욱 엄숙해졌다.

하지만 진정훈은 이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형은 내가 사실을 알게 되면 아버지와 갈등이 생겨 반항하고 순탄하게 성장할 수 없을까 봐 걱정한 거야?’

“호영이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지.”

진호영이 당시 얼마나 어렸는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진윤은 당시 사실을 알게 된 후 거의 주저 없이 진씨 가문을 버렸다.

진정훈은 눈을 감았다. 심장이 너무 아파 제대로 숨쉬기조차 힘들었고 목은 금방 뻣뻣해졌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와인잔을 들어 원샷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물을게.”

진정훈은 숨이 멎을 듯이 호흡하며 입을 열었다.

진씨 가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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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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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순
정성스러운 ps 감사감사드립니다 항상 재밌어서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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