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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장

진정훈과 고은영은 이렇게 약 5분간 팽팽하게 대치하다가 결국 고은영이 우산을 들고 진정훈의 옆으로 향했다.

고은영은 깨끗한 휴지를 진정훈에게 건넸다.

진정훈은 멍하니 깊은 슬픔이 서려 있는 눈빛으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

그런 진정훈의 모습에 고은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여동생을 버릇없게 만드는 거 아니에요? 다 큰 성인 남자가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진정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고은영의 말을 들은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고은영은 휴지를 진정훈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나와 준우 씨는 이미 아이도 있어요. 그쪽 여동생한테 다른 남자 알아보라고 하세요. 다리가 네 개 달린 개구리는 찾기 힘들어도 다리가 두 개 달린 남자는 준우 씨보다 잘생긴 사람이 있을 거예요.”

비록 고은영은 배준우가 잘생겼다는 걸 인정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미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

고은영은 계속 진정훈이 그녀와 배준우에게 집착한다고 느꼈다. 진유경이 배준우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은영이 배준우와 이혼해 주길 진정훈은 원할 것이다.

부자들의 세계를 고은영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의 사고방식은 일반인이 따라잡을 수 없다고 여겼다.

고은영은 진정훈이 최근 집착했던 것이 떠올라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나한테 이렇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요. 비록 내가 가난하게 살았고 어릴 때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지켜야 할 원칙을 무시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사람은 아니에요. 게다가 난 결혼도 했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거든요.”

진정훈은 고은영의 말에 입꼬리가 떨려왔다. 이제야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

‘고은영의 뜻은 내가 진유경 때문에 접근했다는 거야? 아니면 내가 자기를 좋아해서? 자기와 배준우를 헤어지게 만들고 진유경에게 기회를 주려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진정훈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진유경을 위해서 원칙을 져버리고 고은영과 배준우의 관계를 파괴해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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