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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당시 장선명의 입장으로서는, 정말로 파혼을 위해 나태웅이 안지영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려는 줄 알았다.

아버지가 피그스까지 와서 장선명을 피해 다시 귀국하려고 한 것도,

어찌 보면 정말 안열이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이 나태웅의 계획 속에 벌어진 일일 수도 있었다.

"그럼 저는 이만 주 비서와 함께 오늘 있을 회의를 준비하러 가볼게요. 이따가 다른 비서가 아침 식사를 가져다 드릴겁니다."

"고마워."

안지영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녀가 지금 대체 어떤 기분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안열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그렇게 안지영 혼자만 남게 되었고,

그녀는 더 이상 슬픔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이 정말로 아버지를 잃을 것 같았고, 아버지가 없는 날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괴로울 줄은 몰랐다.

이때 똑똑똑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두드렸다.

"들어와."

그녀는 아침 식사를 가져다 주러 온 직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문 밖에서 들어온 사람은 바로 장선명이었다.

순간 안지영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당신..."

"배고프지?"

장선명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다정한 말투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필요 없다니까요."

"내가 이렇게 안 오면, 너 오늘 저녁이 돼서야 첫 끼를 먹을 생각이었어?"

"..."

사실 그녀는 정말 배가 고팠다.

하지만 장선명이 말대로 그가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하루종일 굶을 수도 있었다.

곧이어 장선명은 들고 온 도시락을 꺼냈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전부 셰프들이 정성스레 만든 반찬들이었다.

회사가 집에서 꽤나 먼 곳에 있었지만 음식의 향기는 여전히 짙었다.

"내가 새우죽도 끓여 놓았으니까 얼른 집에 와서 먹어."

장선명은 안지영을 달래주었다.

"아..."

안 먹겠다고 대답하려 했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마주해야 할 수많은 일에 그녀는 일단 열심히 먹기로 했다.

그녀가 소파에 앉자 장선명은 죽 한그릇을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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