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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량천옥이 그녀의 과한 반응을 보며 눈썹을 찌푸리며 따졌다.

“엄마 제정신이에요? 그 계집애를 왜 싸고도는 거냐고요!"

요 며칠 배준우와의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알아채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량일의 반응은 명확히 고은영을 감싸는 듯했다. 량천옥의 입장에서야 황당하고 이해가 안 갈 수밖에 없었다. 량일은 고통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천옥아, 제발 우리 더 이상 사람을 해치지 말자꾸나. 그게 다 우리에게 돌아올 거야.”

“전 그런 거 안 믿어요!”

인과응보? 돌아온다고?

그런 미신 같은 말 따위에 흔들릴 량천옥이 아니었다.

량일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인내심을 잃어버린 량천옥은 벌떡 일어나서 뒤돌아섰다.

“천옥아!”

“됐어요! 이 일은 배항준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제가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전에 고은영을 건들지 못 했던 건 아무래도 배준우의 보복이 두려워 서라지만, 이번에는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천의만큼은 지켜야 했다.

고은영이 없었다면 배준우도 배항준에게 들이밀 명분이 없어질 것이다.

게다가 지금 배항준이 그녀에게 허락의 사인을 준 이상, 더 이상 그녀에게 망설일 이유 같은 건 남아있지 않았다.

량일은 무정하게 돌아서는 딸의 옷자락을 잡아챘다.

“안돼, 정말 그러면 안 된다!”

“엄마!”

량천옥도 이미 한계였다.

제 어머니가 저 못된 계집애를 감싸고돌다니? 량일의 마음이 요동쳤다.

그녀의 눈에서는 그전보다도 더한 광기가 보이고 있었다. 배항준이 눈감아 줄 거라는 그 믿음 아래, 이번에야말로 딸이 고은영에게 무슨 짓이든 할 거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히 느껴지는 것이었다.

피눈물을 흘리는 마음으로, 약간은 갈라진 목소리가 결국 입을 연 량일에게서 흘러나왔다.

“걔, 그 애는 … 네 딸이란 말이다…!”

공기가 순식간에 싸해졌다.

결국 그녀는 이 일을 꺼내고 말았다.

량일이 여태껏 이 일을 량천옥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결국 제 딸이 배윤을 낳고서도 그 아이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량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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