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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그렇지만 내일 오전까지 계약을 어떻게든 따 내라는 말은 오늘 밤에 기획안을 만들어 내라는 말과 같았다.

지금 벌써 이 시간인데, 그럼 퇴근을 아예 못한단 말이잖아!

안지영이 입술을 깨물다가, 간신히 한마디를 쥐어짰다.

“정… 정말 급한 일인가요?”

“업체에서 내일 오후에 다른 회사와 미팅을 잡았어.”

그러니까 오늘 밤에는 꼭 나와야 된다는 말이였다.

이 두 개의 중요한 업체를 남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안지영도 헐레벌떡 자기 사무실로 갔다. 그리고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 퇴근하기는 글렀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전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태웅은 회사에 열두시 조금 넘어서까지 있다가, 판매부 사무실 쪽으로 슬쩍 넘어갔다.

그런데 웬걸, 판매부 사무실 문 안에서 웬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같이 들리는 것이었다!

자세히 들으니, 바로 안지영과 장선명이었다.

“뭐라도 좀 먹어.”

“감사합니다…”

안지영은 정말로 배가 고팠다.

큰일이 터졌기에 그녀는 저녁도 못 먹고 하루 종일 쫄쫄 굶은 상태였다.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선 나태웅의 눈에 장선명이 포장해온 김치찜이 들어왔다.

“대표님!”

태웅의 등장에 벌떡 일어선 안지영과는 달리, 장선명은 그녀 옆쪽의 사무실 의자에 기대앉아 있었는데, 아주 붙어 있던 건 아니지만 그 거리도 나태웅을 묘하게 기분 나쁘게 했다.

“넷째 도련님은 정말 사람을 잘 챙기시네요. 근데 이 야밤에 매운 걸 먹어도 별로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첫마디는 칭찬인데, 뒷말은 완전히 비꼬는 기색을 숨기지도 않은 말이었다.

사람 챙길 줄을 모르니 아무렇게나 막 챙기지!

한편 안지영도 그 말에 가시가 박힌 게 느꼈기에 허겁지겁 장선명을 감싼답시고 끼어들었다.

“제가! 제가 매운 게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자 나태웅이 또 한껏 그녀를 째려보는 통에 그녀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또 내가 뭔 말을 잘못한 거지?

“같이 가실까요?”

장선명은 바로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됐다. 다만 장선명이라는 인간 자체가 반골 기질에, 그와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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