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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은영이는?”

“사모님이 타고 가실 차는 준비해뒀고, 보디가드 두 명 더 붙여 놨습니다.”

“그럼 위로 올라와.”

“네!”

전화를 끊고 그는 머리가 아파 이마를 짚었다.

어떤 일들은 얼추 보기엔 굉장히 합리적 이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묘한 느낌을 줄 때가 있었다.

량천옥은 배 씨 본가를 걸어 나오며, 2명의 보디가드에게 둘러싸여 차로 향하는 고은영을 보았다.

바람이 불어와 길게 늘어진 고은영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자 목덜미에 있는 바로 그 몽고반점이 드러났다. 두 눈으로 똑똑히 그녀가 제 딸이라는 증거나 마찬가지인 그 점을 보고 만 량천옥의 심장이 거의 귀에 들릴 정도로 거세게 뛰었다.

바로 자신의 딸이, 눈앞에 있다…!

량천옥의 심장은 마치 갈기 갈기 찢겨 피가 흐르는 듯했다. 고은영이 차를 타고 멀어져 점이 될 때까지 못 박힌 듯 그 자리에 서 있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제 차로 돌아갔다.

한편 고은영이 도착했을 때는 막 퇴근 시간이 되었을 즈음이었다.

조보은과 서정우, 그리고 서준호 셋이 정문 앞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다 해지고 남루한 옷을 입은 채로 문 앞에 서서 창피한 줄 모르고 큰 소리로 욕지거리를 해대는 모습이 전형적인 무뢰배였다.

퇴근하던 직원들이 구경거리를 찾은 양 갈 길을 멈춰 서서 그들의 모습을 흘깃대고 있었다.

“고은지, 너 당장 나와! 그렇게 잘났으면 숨어있지 말고 어디 당당하게 나와 보시지! 이 배은망덕한, 부모에게 감사할 줄도 모르는 년 같으니라고! 하늘도 무심하지, 어째 너 같은 년을 아직 살려두고 있는지!”

조보은은 뱃속에 가득 찬 원망과 분노를 아주 큰 소리로 터트리고 있었다. 병원에서 일하며 병원비를 갚으려고 고생 중인 것과 관리인들에게 구박받던 그 화까지, 고은지의 직장을 찾아낸 김에 아주 제대로 화풀이해보겠다는 심산이 보였다.

소식을 들은 고은지가 드디어 걸어 나왔다.

그녀를 보자마자 조보은이 기세등등해져 다가갔다.

“이 키워준 은혜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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