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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그러나 그녀를 바라보는 배준우의 눈빛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량천옥으로서는 겁날 게 더 이상 없었다. 천의는 아직은 그녀의 것이었고, 이 이상으로 일이 틀어질 수도 없었다.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게 배씨 집안에 베풀 수 있는 그녀의 최대치의 선의였다.

여전히 말없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기만 하는 배준우를 두고, 량천옥은 미련 없이 돌아섰다.

“생각도 결정도 네가 할 몫이지만, 이 일은 네 아버지에겐 알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남자는 지금 아주 미쳤으니까!”

그가 만에 하나 량천옥이 천의를 고은영에게 줄 생각이라는 걸 알아채면 화가 나서 스스로 나서서 고은영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미 줘 버리고 난 후에 알아챈다면, 손을 써 봤자 이미 늦었겠지!

그녀가 막 몸을 일으켰을 때, 휴게실에 가 있던 고은영이 총총 뛰어들어왔다.

“저 잠시 나갔다 와야 할 것 같아요.”

갑자기 뛰어드는 건 실례되는 일이긴 했기에 배준우는 슬쩍 눈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어디를 가게?”

떠나려던 량천옥의 발걸음이 제자리에 뿌리내린 듯 멈춰 섰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고은영을 바라본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새하얬다.

온 힘을 다해 눈물을 참아 낸 그녀의 얼굴은, 겉보기에는 어떠한 흔들림도 없었다.

“언니한테 조금 일이 생겨서…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안지영에게서 막 조보은이 고은지를 찾아냈다는 전화가 걸려 온 참이었다. 천락 그룹 쪽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조보은은 완전히 미친 여자였다!

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청아한테 차 불러달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서 조보은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었지만, 고은영도 자기가 홀몸이 아니란 것쯤은 알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은 엄마니까 제 아이를 먼저 생각해야 된다는 것도 알았다.

“어서 가 봐.”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뛰쳐나갔다.

이 모든 일이 5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졌지만, 그 짧은 사이에 량천옥의 마음속은 거친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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