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23화

한편 배준우는 얼굴이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고은영을 끌고 퇴근길에 올랐다.

졸졸 따라오는 그녀는 아직 모든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기에 그는 일부러 고은영의 손을 잡고 걸었다.

차에 탄 고은영은 샤인머스캣을 한 송이 무릎에 얹어두고 먹었다. 배준우가 그녀 쪽을 슬쩍 돌아봐 물었다.

“맛있어?”

“네! 맛있어요!”

진청아가 사다 준 샤인머스캣을 먹고 있었다. 예전에는 한 송이 사는 것도 아까워서 못 샀던 것이었다.

마트에서 과일 코너를 지나다 보면 예쁘게 포장된 것이 먹음직스럽고 보기 좋아서 항상 먹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비싼 가격에 참기만 했었다.

“오후에도 먹어 놓고. 또 배고픈 거야?”

“그러게요, 진짜 계속 배가 고프네요.”

아마 뱃속의 아기가 영양분을 잘 흡수하고 있는 탓인지, 요 며칠 그녀는 예전보다 꽤나 자주 배가 고프다고 느꼈다.

란완리조트로 돌아온 그들은 노 집사가 준비해둔 저녁상을 받았다.

“저녁은 사모님이 좋아하시는 만둣국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노 집사의 말에 고은영의 눈이 반짝 빛났다.

“진짜요?!”

“그럼요, 오후 내내 주방에서 빚고 있었는걸요!”

혜나가 옆에서 거들었다.

고은영은 정말로 신이 났다.

어릴 때 할머니와 자라면서 식습관이 굳어져서인지 그녀는 만두라면 사족을 못 썼다.

만두 소리에 어린애처럼 기쁜 게 얼굴로 다 티 나는 그녀를 내려다보는 배준우의 입꼬리도 슬쩍 올라갔다.

식탁에서 그녀는 한 번에 만두를 20여 개나 해치웠다.

“만두 맛있었어?”

“네! 내일은 버섯 들어간 만두가 먹고 싶어요.”

“먹고싶으면 먹어야지.”

배준우를 따라서 식탁 한편에 서있던 노 집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이 드시고 싶은 건 바로바로 준비해야지!

이제 고은영도 슬슬 그의 곁에 있는 게 싫지 않아졌다. 예전의 공포심이 없어지니 같이 있는 게 좋았고 이제는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행복했다. 고은영이라는 사람 자체가 원래부터 그렇게 매사에 계산적이거나 머리 굴리는 사람이 아니기도 했다.

그때, 배준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