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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배준우는 수중의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눌러 버리고는 차갑게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

“안 대표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의 말투는 너무 차가웠고 그 속에는 약간의 위험이 배어 있었다.

그는 본론을 말하라는 것이었다!

원래 안진섭의 생각은 고은영도 여기에 있으면 어른인 그가 나서서 그녀들을 도와 일을 분명하게 설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 고은영이 도망갔으니,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면 좋을지 몰랐다.

하지만 어찌 됐든 여기까지 온 마당에 말하기 싫어도 해야 했다.

안진섭은 모질게 안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안지영, 무릎 꿇어!”

“……”

“……”

그의 말에 안지영과 배준우는 어리둥절했다.

특히 안지영은 아버지의 말에 놀라더니 이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아버지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 이게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무릎을 꿇으라니, 그녀도 그가 그녀를 데리고 이곳에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러 온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비록 배준우가 그녀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보다 훨씬 어른은 아니었다.

그녀가 배준우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기에 그녀는 절대로 꿇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안진섭은 매섭게 그녀를 노려봤다.

“빨리 가지 않고 뭐해?”

“안 돼요, 아빠!”

뭐가 안 된단 말인가, 안진섭은 그녀가 이렇게 거역하자 자기의 노력이 그녀의 손에 망할까 봐 더욱 걱정됐다.

안진섭은 흉악하게 소리쳤다.

“네가 싫다면 내가 꿇으마!”

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켰고 그의 말에 깜짝 놀라 대경실색해서 안진섭의 옷소매를 덥석 잡았다.

“아, 제가 꿇으면 되잖아요!”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그는 그녀에게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오랫동안 부녀 사이로 지내왔는데 지금은 쿵짝이 전혀 맞지 않았다.

쿵짝은커녕 차 안에서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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