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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고은영의 말에 배준우가 웃으며 물었다.

“일말의 감정도 없어?”

그녀에게 이렇게 단호한 면도 있는지 몰랐다.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그런 단호함 말이다.

이전에 그녀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그냥 겁쟁이인 줄만 알았지,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좀 과도하게 단호했고, 과도하게 자기주장이 강했다.

배준우도 그걸 금방 알아챘다. 그녀는 극단적인 반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걸. 특히 특정된 일에서 말이다.

가끔 너무 단호한 그녀의 모습에 놀랄 때도 있었다.

"걔한테는 감정을 생각할 가치도 없어요!”

돈밖에 모르는 그들에게 감정을 논할 가치가 없었다.

만약 그녀가 돈이 없었다면 서정우가 그녀를 누나라고 불렀을까? 조보은도 그녀를 찾아올까? 절대 아니다.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고은영의 눈에 조금의 슬픔이 보였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난 할머니 곁에 없었어요. 그때 전 중학생이었어요. 그래서 돌아가신 지 사흘이 지나도록 발견한 사람이 없었어요.”

“......”

“예전에 이웃분한테 들었는데, 그 여자가 할머니가 아프신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았대요.”

할머니는 그녀에게 영원한 아픔이었다.

예전에 할머니랑 둘이 살 때, 아무리 가난해도 조보은을 원망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일은 그녀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있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는데, 조보은은 그런 할머니를 조금도 돌봐주지 않고 그렇게 쓸쓸하게 보냈다.

배준우는 그녀의 울먹이는 듯한 말투에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줬다.

“이제 그만 말해도 돼.”

“내가 인정머리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그런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에요. 할머니한테 따뜻한 밥 한 끼만 차려줬어도 내가 그 여자한테 감사하게 생각했을 거예요.”

고은영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러다 이내 눈물이 떨어졌다.

할머니가 아픈 동안 그녀의 공부에 방해가 갈까 봐 걱정되어 그녀에게는 본인이 아프단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가 명절 연휴 때 집에 왔는데, 그때 할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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