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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이 아이를 사 온 건 맞지만 아 아이도 어쩔 수 없었겠지. 어느 여자가 자기를 팔려고 할까?’

윤설은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말했다.

“방해라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할머니. 저희가 할머니를 잘 모시겠습니다.”

“내가 늙어도 몸은 아직 튼튼해. 정말 안 되면 정설호네 집에서 지내면 돼.”

정설호는 고은영의 선생님이었다.

진경희와 정설호도 미묘한 인연으로 엮여 있었다.

정설호와 진경희는 동창이었고 고은영을 키운 할머니와도 아는 사이였다.

더욱이 그 시절 진경희는 고은영을 키워준 할머니와 사이가 매우 안 좋았다.

젊었을 때 시골에 내려가 지냈을 때 두 사람은 심하게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이 자신의 외손녀를 키우게 되고 죽기 전에 고은영을 정설호에게 부탁하게 될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다.

한편 고은영은 계속 병원에 있었다.

오후에 진정훈은 간식까지 사 들고 병원에 찾아왔다.

고은영은 진정훈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어 했다. 진정훈은 고은영의 마음을 알아채고서는 조금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악귀라도 되니? 내 얼굴을 보니까 둘째 오빠라고 못 부르겠어?”

비록 진정훈은 고은영이 자기를 둘째 오빠라고 부르길 간절히 바랐지만 고은영은 아직 마음에 응어리가 남아 있다는 걸 알기에 그는 오빠로서 너그럽게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진정훈은 손에 든 간식을 고은영에게 내밀며 말했다.

“자.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사 왔어. 근데 그 여자가 좋아하는 건 안 샀어.”

진정훈이 말하는 그 여자란 진유경을 뜻했다.

여자들이 뭘 좋아하는지 원래도 잘 몰라 진정훈은 무의식적으로 진유경이 좋아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고은영이 좋아하는 것이 진유경과 같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진유경은 절대 손대지 않았던 밀크티와 컵케익 같은 반대되는 것을 사 왔다.

뜻밖에도 그것들은 모두 고은영에 매우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고마워요.”

고은영도 사실 배가 살짝 고프던 참이었다.

비록 입맛은 없었지만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고은영은 거의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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