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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도설혜는 도예나가 갑자기 뒤 돌아설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자기의 목을 조를 거라는 것은 더욱 예상치 못했다.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리 이 손 놔!"

도설혜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도예나는 도설혜의 목을 조른 손에 천천히 힘을 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네가 사람을 데리고 올 줄은 몰랐는데?"

"나 그런 적 없어!" 도설혜는 한사코 부인했다.

그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던 도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도설혜가 제압당한 것을 발견하곤 바로 달려 나와 두 사람을 포위했다.

도예나가 쓱 훑어보니 대략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

도예나를 죽이기 위해 도씨 가문에서 이리도 많은 사람을 보내다니, 정말 신경을 많이 쓰긴 쓴 모양이다.

비록 4년 동안 해외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태권도를 배웠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이 많은 경호원을 상대할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도예나는 몸을 홱 돌려 오른팔로 도설혜의 목을 감았다.

그녀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나타나자마자 내 목숨을 노려? 내가 후예자 자리라도 빼앗을까 겁나?"

한편 목을 졸린 도설혜는 하마터면 그 고통에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도예나, 너 미쳤구나, 감히 내 목을 졸라, 죽고 싶어 환장했어?"

"4년 전에 난 이미 네 손에 한 번 죽었어. 그런데 이번에도 내가 꼼짝 못 하고 당하고 있을 것만 같아?" 도예나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기운이 짙게 배어 있었다. "네가 그렇게 도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를 신경 쓰니 내가 반드시 빼앗아 와서 소중한 걸 빼앗기는 기분을 알게 해줄게!"

도설혜의 가슴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

도예나는 더는 4년 전의 도씨 가문의 천방지축인 큰 아가씨가 아니다.

문뜩 도설혜는 도예나가 진짜 도씨 가문 후계자 신분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만약, 이 천한 년이 그 두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그렇다면...’

도설혜는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만 같았다.

그녀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예나는 그녀의 목을 조른 채 묘원의 동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목을 졸린 상태로 끌려가니 숨을 쉴 수가 없어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도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그 장면을 지켜보기만 할 뿐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빈틈없이 그녀를 포위해 그녀가 발걸음을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다.

"도예나, 허튼 생각 하지 마...." 도설혜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나오면 너한테 차려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 이 손 놔. 원하는 게 있으면 앉아서 천천히 대화로 풀자…."

"대화해도 둘이 해야 해, 그러니까 저 사람들 물러가라고 해." 도예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도설혜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만일 경호원들을 모두 물리친다면 자신은 반드시 도예나의 손에 죽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도설혜는 4년 전 방화로 도예나가 타죽을 뻔했으니 도예나가 이번에 반드시 자기의 목숨을 노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도예나는 자기의 손에 피를 묻힐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는 확실히 복수를 하러 돌아온 건 맞지만 목숨까지 가져갈 생각은 없다. 죽기보다 못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벌이 될 테니 말이다.

그녀는 도설혜를 끌고 묘원의 동쪽까지 이동했다

그곳에는 전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큰 강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강가에 서서 입꼬리를 올리더니 쌀쌀한 미소를 지었다. "도설혜, 만약 사람들을 물리지 않는다면, 난 널 이 강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어."

도설혜는 온몸을 떨었다.

그녀는 자기도 이런 짓을 할 수 있는데 도예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너, 네가 감히..."

"내가 못 할 것 같지? 네가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묘지에 잠복시켰다는 건 날 죽이려고 그런 게 아니야? 죽던 바에 너도 같이 데려간다면 큰 손해는 아니지."

말을 끝낸 도예나는 도설혜의 목을 감고 있던 팔을 풀더니 그녀를 강으로 밀었다.

도설혜는 깜짝 놀라 두 눈을 질끈 감고 꺅 비명을 질렀다. 바로 이 순간, 그녀의 목덜미가 잡혔다

도설혜는 비스듬히 눈을 뜨고 발아래를 보았다. 조금만 더 밀렸더라면 분명 강에 빠졌을 것이 분명했다.

도설혜는 두 주먹을 꽉 쥐곤 큰 소리로 외쳤다. "다들 물러가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도설혜는 분명 이 강에 빠져 익사할 것이다.

경호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도설혜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도 살아서 돌아가긴 힘들 것이다.

바로 이때!

도예나는 도설혜를 힘껏 잡아당겼다.

두 사람 동시에 이른 봄의 강물에 빠져버렸다.

뼈를 찌르는 듯한 한기에 도설혜는 점차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빨리 누가 나 좀 살려주세요!"

비명을 들은 경호원들은 즉시 강가로 달려와 물에 뛰어들었지만 도설혜는 이미 물살에 밀려 저 멀리 떠내려갔다. 하마터면 꼼짝없이 익사할 뻔했다.

그리고 이때, 도예나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빨리 찾아요! 반드시 도예나 그 천한 년을 찾아내란 말이에요! 반드시 내 손으로 직접 죽여버릴 거야!"

도설혜는 지옥에서 온 악령같이 흉악한 표정으로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소리를 질렀다.

그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다시 강가에 몸을 던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한편 도예나는 여러 번의 깊은 잠수를 거쳐 백여 미터를 헤엄쳐 나와 도씨 가문의 사람들을 저 멀리 따돌렸다.

4년 동안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년 겨울 수영 훈련을 거쳤는데 겨울의 춥고 얼음장 같은 물에 비하면 이 정도의 온도는 그녀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곧장 강기슭에 닿을 수 있는 곳으로 헤엄쳐 갔다 그때 어디선가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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