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을, 염구준, 모두 들었지?“이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면 서둘러 너희 홍보 광고를 꺼내야 할거야! 대형 스크린에 화면이 나오기만 하면 니들의 '물광'은 완전히 끝날거라구!”"벌써 홍보 광고요? 저희는 급하지 않습니다."가을 곁에는 구준이 가볍게 입을 열고 기자들을 향해 담담히 웃어보였다. "옛말에 이런 좋은 말이 있어요. 주인의 자리는 빼앗지 않는다. 심씨그룹은 양성의 제일기업인 만큼 저희 손씨그룹도 심공자에게 배우고 싶군요.""심공자께서 먼저 광고를 띄우시는건 어떠신죠?"구준의 말이 막 끝나자 기자들이 순간 모두 흥분했다.기회다, 이건 아주 좋은 기회야!이들은 일찌감치 발언 원고를 잔뜩 준비해놓고는 심씨그룹이 홍보 광고를 띄우기를 기다렸었다.때가 되면 크게 치켜세워주며 심군 앞에서 잘보이려고 했다.그리고 뒤에 있는 카메라맨들은 인터넷 생방송 기능을 모두 켰고 카메라들은 일제히 심씨그룹 쪽 대형 스크린에 집중되었다.여기서 과연 누가 주인공인가?당연히 심씨그룹이다!"심공자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다들 심씨그룹의 홍보 광고를 감상하려고 기다리고 있어요!""맞습니다, 심공자님, 광고를 띄워주시죠! 손씨그룹 사람들에게 우리 양성의 광고 수준을 보여주세요. 심씨그룹은 절대 손씨그룹 밑에 있지 않습니다!""본지의 기업을 지원하자, 심씨그룹을 지원하자..."한무리의 아첨에 심군의 얼굴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그는 돌아서서 심씨그룹의 전시대로 몇 걸음 걸어갔는데 또 고개를 돌려 가을과 구준을 뒤돌아보며 입으로는 허허 웃었다. "기자분들이 이렇게 열정적이시니 제가 쑥스럽네요!""이따가 홍보 광고를 방영할 때 손대표님과 염선생이 너무 놀라지 않기를 바랍니다!"말을 하는 사이 이미 전시대 앞으로 가서 상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광고 띄워. 손대표랑 염선생한테 우리의 광고를 보여줘! 이건 우리가 창시한거라고!"창시 두 글자를 유난히 목소리를 깔고 말했는데 말하는 동시에 그는 구준과 가을의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그의 눈빛엔 숨기지 않은 도발을
"심공자님께서 정말 많이 신경 쓰셨네, 그야말로 이색적인 시각의 향연이야....!"기자들의 아부 소리에 심군은 더욱 득의양양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멀리있는 가을과 구준을 바라보았는데 눈가의 조롱은 더욱 진해져 있었다.‘내가 바로너희들의 구상까지 표절한거다 이거야! 능력이 있으면 와서 날 잡지 그래? 증거 없지? 증거 없으면 입 닥쳐, 이게 바로 내가 창작한거니까!’이때, 가을도 심씨그룹의 대형스크린을 시청했는데 앞 10여초간의 영상화면을 보고는 그만 화를 참지못했고, 표정이 살짝 변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USB의 동영상 내용,구준씨가 "현무"라는 전우에게 처리하라고 하지 않았던가?심군 쪽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더러 원 영상의 오프닝 화면마저 표절했다고?현무마저.. 설마 심군에게 매수당한건가?!"조급해하지 마."구준은 평온한 눈빛으로 심씨그룹의 스크린을 힐끗 쳐다보았고,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계속 봐, 재밌는 장면이 곧 나올테니까!"말을 끝내고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문자 한 통을 재빨리 편집해 보냈다.[수취인:현무][내용:시작해!]거의 문자가 발송된 동시에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심씨그룹 전시대 뒤쪽, 높이 걸려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방영 중이던 양성 풍경 화면이 갑자기 칠흑같이 어두워졌는데 대신 선홍색 숫자가 띄워졌다.십! 구, 팔, 칠, 육...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이, 이게 뭐지?""화면이 왜 갑자기 까매진거야?""아, 설마 심씨그룹의 '빙광'시리즈 스킨케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건가?!"전시대 앞, 모든 기자, 카메라맨들, 그리고 구경꾼들... 등 모두가 기대에 찬 얼굴로 대형 스크린을 보고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 시간도 놓치지 않고 틈틈이 말을 하며 미친 듯이 심군에게 아첨을 했다."심공자님은 아주 기발하단 말이야! 이 카운트다운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야! 모두 정신 차리고 홍보 주제나 볼 준비 하자!""역시 심씨그룹의 홍보 아이디어야, 다들 점점 기대하고 있다고!""얼른 봐, 얼
심군이 탈세하고 손씨그룹 광고까지 표절하다니?!양성 제일부자, 심씨그룹 미래의 후계자, 으뜸가는 재벌2세가 법을 알고도 법을 어기는 것도 모자라 악의적으로 경쟁까지 진행한다고?그야말로 양성의 체면을 깎는 일이였다!"구, 구준씨..."이때 손씨그룹 전시대에서 가을 역시 동영상 화면을 보고 눈빛을 서서히 거두고는 옆에 있던 구준을 돌아보았는데 마음이 뜨거웠다.이, 이게 바로 그"현무"가 영상파일에 손을 댄 부분인가?현무 자신의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구준의 뜻인가?진짜 독하다!"남을 알지 못하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 일을 하지 않는 것이지."구준은 가을을 돌아보며 낮은 소리로 웃었다."이제 우리 신제품을 발표하자.이렇게 성대한 날에 심공자가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괜찮으니까."한편으로 말하면서 한편으로 그는 손을 뻗어 그 카메라맨들을 가리키며 미소지었다."잊지 마,저 사람들 모두 생방송을 켜고 있어!"생방송?가을은 마음을 약간 흔들렸는데 다시 심군쪽을 바라보았다.심군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였다.완전 분노했다!그는 방영 중인 몰래카메라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는데 앰프 뒤에 있는 상식을 향해 미친 듯이 노호하였다."꺼, 동영상 꺼. 빨리!"상식은 겁에 질려 허둥지둥 조작하였는데, 마우스로 닫기 버튼을 클릭하기도 했고 프로그램 종료 버튼을 누르기도 했고 화면 전환 버튼을 누르기도 했다...그러나 모두 효과가 없었다!현장 설비는 완전히 통제력을 잃은 것만 같았다.대형 스크린의 밀모 화면은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화면에서는 심군과 상식이 여전히 끊임없이 손씨그룹에 대한 음모를 상의하고 있었다."그들이 물광을 출시만 한다면 우리가 뒤에서 손을 쓸수도 있어. 그 화장품 매장에는 우리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으니까!""그리고 그 큰 백화점, 편의점, 약국 우리가 미리 말해놓으면 된다. 누구라도 감히 물광을 들인다면조심해야 할거야!""아, 참, 내가 전에 한 여자 임신시킨거는 묻었어? 절대 언론 기자
모함?이 순간 심군도 마찬가지로 미친 듯이 사색하고 있었다.그러다 그의 시선은 구준의 얼굴에 뚝 떨어졌다.입안의 이빨은 거의 깨질정도로 물었는데 목이 터질듯한 독기 어린 노호성을 질렀다."염구준, 이것도 모두 다 네가 한 짓이야?""일부러 나를 욕되게 하는구나!"심군의 노호성은 전체 국제무역빌딩 1층에 순식간에 울려 퍼졌다!기자들,카메라맨들, 구경꾼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속하게 반응하여 손씨그룹쪽으로 재빨리 달려가며 카메라로 구준을 겨누고 연이어 소리쳤다."홍매니저님, 심씨그룹측의 홍보 광고 방송 실수가 당신들 손씨그룹과 관련되는지 설명해주세요.""손대표님, 경쟁사로서 심씨그룹에서 이런 악랄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것이 정녕 손씨그룹이 경쟁사를 타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입니까?!"말투는 날카로웠고 기세등등하였는데 겨우 1분도 안되서 손씨그룹 모두를 빈틈없이 막을 정도였다. 염구준이 웃었다!일어나서 카메라를 향해 생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과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여러분,경쟁업체지만 손씨그룹의 실력으로 이런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심씨그룹 스크린에서 방영된 내용을 심공자님이 설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어, 영상이 아직도 재생되고 있네?다들 계속 봐도 괜찮으시겠는데요!"홀 전체에서 모든 카메라가 다시 돌아갔는데 주의력이 모두 심군쪽으로 돌아갔다."젠장, 젠장...!"심군은 이미 분노가 극에 달했다!땀을 뻘뻘 흘리는 상식과 옆의 몇몇 직원들을 보면서 미친듯이 울부짖었다."바보들이야? 설비를 끌 수 없다면 바로 전원을 뽑아!""한 무리의 밥통들, 쓸모없는 새끼들!"상식은 마침내 반응하여 전원선을 잡아당겨"탁"하고 전원플러그에서 뽑았다.스크린은 순식간에 깜깜해졌다!전원이 없으면 현무전존도 원격조종이 불가능했다. 창피한 스크린 화면이 마침내 멈췄다!"망할!"심군은 안색이 일그러져 그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를 악물고 노호하였다.
"심씨그룹 불매는 나부터 하지!"처음이 있으면 두 번째도 있다.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군중 심리가 솟구쳐올랐다.홀 전체에 항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심군의 포효를 완전히 묻어버렸다."젠장! 왜 이렇게 된거야, 왜!?"심군은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다. 눈으로는 앞의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을 미친 듯이 훑었다.머릿속에 갑자기 무언가 떠오르더니 홍용석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바로 저 놈이다!!원판의 광고영화 USB는 홍용석의 손에서 가져온것이기에 만약 누군가가 USB에 손을 대었다면 홍용석일 수밖에 없었다!염구준이 홍용석을 시킨거다!홍용석 이 새끼는 틀림없이 이 일을 그대로 염구준에게 알렸을 것이다.손씨그룹은 추태를 보이지 않았다.추태를 보인건 오히려 심씨그룹이였다.적의 것을 훔치려 했는데 훔치긴 커녕 부인과 병사들을 다 잃은 것과 같았다.홍용석, 염구준... 이 빌어먹을!"이리와!"여기까지 생각하고 심군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홀입구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고함을 질렀다."전부 들어와!"와르르!국제무역빌딩 밖에서는 평범한 택시,심씨그룹의 방탄 승용차,볼품없는 승합차...총 20여 대의 차들이 미리 매복되어 있었던게 분명했는데 한 무리의 우람한 사람들이 재빨리 돌진했다.인해전술!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모두 흉악한 얼굴로 손에 쇠파이프를 들었고 비수를 쥐고 야구방망이를 들었는데 심지어 어떤 사람은 반 미터 길이의 합금 칼을 들고 흉악하게 홀 로비로 뛰어들었다."죽고 싶지 않은 것들은 모두 비켜!"심군은 안색이 일그러져 손을 들어 멀리서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을 가리키며 원한이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홍용석,염구준,그리고 손가을,오늘 누구도 살아서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지 마.""다 덮쳐! 그들을 잘게 썰어 고기 소스로 만들어 버려라!"국제무역빌딩 1층 로비는 난장판이 되였다!홀은 매우 컸다.매우 컸는데, 무려 3천여 평방미터로 수만 명이 동시에 쇼핑할 수 있는 양성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였다.그러나 오
오늘의 신제품발표회를 위해 그는 이미 휘하의 모든 싸움꾼들을 동원했었는데 여기에는 심씨그룹 경호원들과 상식이 찾아온 뒷골목 깡패들까지 무려 100여명이나 있었다.하지만 염구준 앞에서 일격을 당하지 못하고 한 발의 힘에 모두 날려버려졌다!!"개미는 아무리 많아도 그냥 개미일 뿐이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온몸을 떠는 심군을 조용히 바라보며 비천한 벌레를 보는 듯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또 무슨 수단이 있지? 자, 어디 보자."수단? 있어도 못쓴다!심군은 간이 모두 찢어진것처럼 얼굴에는 이미 혈색이 하나도 없었다.한창 촬영설비를 줍고있던 카메라맨들과 에워싸서 오는 기자들을 보며 용기 있는척 하였다."염구준... 너,너 진짜 능력있긴 하구나!""오늘 나는 실패를 인정하지. 너도 더 날뛸 필요가 없어. 우리는 다음에 또 만날거다!"모진 말을 하고는 구준이 다시 손을 쓸까 봐 쓰러져 비명을 지르는 부하들은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상식을 데리고 도망치듯 홀 입구를 뛰쳐나갔다."심군이... 도망갔어?"방금 설비를 주운 기자들, 카메라맨들은 심군과 상식의 뒷모습을 보고 먼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른 고개를 돌려 구준을 보고는 감격하는 표정을 지었다."염 선생님,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만약 손을 쓰시지 않으셨다면 심군이 저희까지 때렸을겁니다!""맞아, 맞아. 심군은 정말 미친 듯이 날뛰었어. 염선생의 실력이 뛰어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번에 틀림없이 얻어맞을 거야. 우리의 설비조차도 지킬수 있을지도 모른다구!""아이고, 너무 아쉬워. 방금 급히 도망치느라 카메라를 모두 던졌어.그렇지 않았다면 염선생이 손 쓰는 것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한 발로 그렇게 많은 사람을 날려버리다니! 너무 맹렬해......"칭찬이 끊이지 않았는데 구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이 사람들을 향해 담담하게 웃었다."다들 놀라셨죠?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이쪽을 봐주세요."그는 말하는 동시에 가을에게 눈빛을 보냈다.가을은 알아차리고 직접 USB를 들고 옆
홀 전체가 칠흑같이 어두워졌는데 웃쪽의 스포트라이트가 갑자기 켜지더니 비할 데 없이 밝은 불빛이 조용히 손씨그룹의 전시대 뒤쪽을 비추었다!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그림자가 얼굴에 알맞은 옅은 수줍음을 띄고 전시대에 오르면서 무대 아래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안녕하세요..."박수 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렸고 일순간에 분위기가 폭발했다!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정유미의 팬이었다.현재 인기 연예인이란 호칭은 거짓이 아니였다! 카메라 불빛이 미친 듯이 반짝였고 생방송을 보는 네티즌들의 선물이 쏟아졌는데 체면이 충분히 섰다!이것이 바로 정유미를 인플루언서로 선택한 영향력이였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가장 눈부신 스타였다!"다른 사람의 눈에는 제가 연예인이지만, 구준 오빠의 눈에는..."정유미는 웃음을 지으며 발표회 절차에 따라 현장 팬들과 소통하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구준을 한 번 쳐다보았는데 마음은 참을수 없이 속상해졌다.처음부터 끝까지 구준 오빠는 그녀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그의 눈에는 그의 아내만 있었다. 손가을!......손씨그룹의 물광 신제품 발표회는 원만한 성공했다.이날 오후,전반 인터넷상의 도처에는 물광의 발표회 현장동영상이 가득차있었다. 청해시 그룹 본사는 이미 전국 각지에서 온 구매주문을 받았는데 이는 대승이라고 할수 있었다.마찬가지로 심씨그룹의 추태와 심군의 비열한 행위도 인터넷에서 방송되여 순식간에 전국민의 웃음거리로 전락되였다."젠장, 개자식!!"심씨가문 별장 거실, 심군은 미친 듯이 가치가 적지 않은 진귀한 소장품들을 끊임없이 부쉈는데 눈에는 핏줄이 섰고 목의 동맥혈관들은 모두 부풀어올랐다.그는 정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였다!별장 문밖에는 양성 군중들이 던진 썩은 닭알과 채소잎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별장 정원에 돌을 던졌는데 그의 비싼 람보르기니 유리까지 산산조각이 났다.또 네티즌들의 댓글들이 있었는데, 무슨 "파렴치한 저질", "광대", "수치", "도덕타락", "탈세비
심군 눈 속의 핏기는 사라졌고, 그는 유상식을 노려보며 쥐어짜듯 말했다. “정말 아무 방법도 없는 거냐? 손씨 그룹을 망하게만 한다면 내가 상으로 별장 한 채를 주겠다!""감사합니다."유상식은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다.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거실 문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들어와!"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난 추한 여자가 물통처럼 굵은 허리를 비틀거리고 들어왔다. 그녀는 간사하게 웃으며 심군에게 말했다. "도련님 안녕하세요, 저는 진지화라고 합니다. 유상식과 고향 친구고 손씨 그룹의 일은 이미 얘기 들었습니다."그녀의 얼굴에 난 뾰루지를 본 심군은 싫은 내색을 하며 몇 발짝 물러섰다. 그는 유상식을 향해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게 정녕 네가 말한 방법이냐? 이 여자따위가 손씨 그룹을 망하게 할 수나 있겠어?”“하하하.”유상식이 진지화 얼굴에 난 뾰루지를 가리키며 웃었다. “손씨 그룹에서 런칭한 ‘물광’라인이 잘 팔리잖아요?”“만약 진지화가 손씨 그룹 화장품을 쓴 후 부작용 때문에 얼굴에 뾰루지가 났다고 하면...”심군은 눈이 반짝해지더니 갑자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죄를 뒤집어씌우고 악의적으로 모함하겠다?손씨 그룹... 너희들은 이제 망했어!“물광”라인은 인기가 아주 높아 너도 나도 사서 쓰는 화장품이 되었다.신상품 출시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 “물광”라인 신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되었다. 손씨 그룹은 청해, 운해, 양성 세 도시에서 동시에 발전했고 1달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세 곳의 손씨 그룹 미용 산업원이 정식으로 완공되어 생산에 투입됐다.“저기, 줄 서시오. 내가 먼저 왔다고!”“줄 서는 사람들은 가만히 기다리시기나 하시오. 난 여기 VIP고객이라 우선권이 있습니다!”“어머, 왕언니, 여기서 관리 받았어요? 10살은 젊어 보여요. 피부가 참 곱네요...!”양성 시 중심 손씨 그룹 미용체험관 앞에는 피부 관리 받으러 온 사람이 줄을 섰는데 줄이 10미터가 넘었다. 그들은 기대의 얼굴로 자기의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
“아씨, 저 새끼가 내 물건을 훔쳤어. 다음에 눈에 띄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목소리에서 상대방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도련님, 어서 오세요.”하윤나의 부모님은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염구준은 그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방금 용필이 들어올 때 쳐다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당당한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은가?“네.”오백하는 한 글자로 답하고 당연하듯이 주석에 앉아 거만하게 행동했다.그리고 눈에 불을 켜고 용필과 하윤나를 노려보았다.염구준 부부도 봤지만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도련님, 무슨 일로 늦게 오셨어요?”하동철이 차를 따르면서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말도 마세요. 오는 길에 미친놈을 만났는데 내가 윤나한테 주려고 준비한 선물을 도둑맞았어요. 차로 뒤쫓아도 잡지 못했어요.”오백하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무슨 인간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초상비.’염구준과 용필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챘다.‘의리 있는 사람이네. 앞으로 잘 지내야겠어.’용필 입장에서 초상비가 오백하를 죽이지 않고 그냥 방해한 것만으로도 형제로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분명 비싼 물건이겠죠.”하동철의 관심은 언제나 돈이었다.“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2억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에요.”오백하가 허풍을 떨기 시작했다.어쨌든 물건을 찾아오지 못했으니 가격을 20억, 200억을 불러도 누구도 따지지 않을 것이다.“아쉽게 됐네요. 제가 경찰에 신고할까요?”하동철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냈다.“됐어요. 이따가 가서 다시 살게요.”오백하는 손을 들어 하동철을 제지시켰다.그는 허풍이 들통나지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솔직히 하윤나와 연인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귀한 물건을 선물할 리가 없었다.“됐어요. 허풍은 그만 떨고 본론으로 갑시다.”염구준은 귀가 썩을 것 같아서 대화를 끊어버렸다.오늘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될 텐데 체면을 줄 필요도 없었다.
하윤나는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중에 부모님들에게 말하려고 했다.그런데 부모님들이 눈치를 챘는지 자꾸 방해를 하는 것이다.보다 못한 김연주가 나서서 말렸다.“됐어. 그만 싸워. 이따가 두 사람 다 오니까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결정해.”듣기에 공평한 것 같지만 실은 오백하를 두둔하고 있었다.용필의 상황으로는 경쟁할 가치도 없고 그냥 망신만 주려고 생각한 것이다.똑똑!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염구준 일행이 들어왔다.방금 세 식구가 한 말을 밖에서 다 들은 것이다.용필의 안색이 퍼렇게 질려서 보기 흉했다.“들어오세요.”하동철이 이내 표정을 바꾸고 반갑게 맞이했다.지금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백하라면 추태를 보여주지 않았나 은근 걱정이 되었다.끼익!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용필이 들어오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왔습니다.”그를 본 하동철의 웃던 얼굴이 바로 굳어져버졌다.“앉아.”모든 말이 얼굴에 써져 있었다.“오빠, 이쪽으로 와서 앉아.”하윤나는 앞으로 다가가 용필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 옆에 앉혔다.두 사람은 깨알이 쏟아질 정도로 다정했다.그 장면을 본 하동철은 혈압이 슬슬 올라왔다.“형님, 안목이 있네요.”염구준이 장난을 치며 손가을과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병원에서 본 적이 있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가까이서 봤더니 하윤나의 외모는 경국지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뻤다.“어머, 손 대표님, 염 선생님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어서 앉으세요.”하동철은 얼른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대했다.얼굴 표정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적응되지 않았다.“편하게 말씀하세요.”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아내와 함께 용필의 옆자리에 앉았다.세력과 재부에 눈이 멀어 아부하는 소인배를 용필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하하.”하동철은 뻘쭘해서 헛웃음을 지었다.돈만 준다면 그를 어떻게 대해도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지금 윤나 부모님들도 이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근데 나 돈이 없잖아. 어르신이 오후에 글로리 호텔에서 만나면 답변을 준댔어. 말로는 오백하도 온대.”용필은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히 어머니에게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건장한 몸으로 반보천인 고수와 싸울 수 있지만 돈 앞에서 한결 작아졌다.하지만 돈은 확실히 만능인 물건이었다.“간단해. 내가 가서 오백하 놈을 죽여버릴게. 그럼 누구도 방해하지 않아.”초상비가 화끈한 제안을 했다.그는 강호에서 여러 해를 굴러먹어서인지 겁이 없고 수법이 거칠었다.“안 돼. 윤나가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랬어.”용필은 고개를 저으며 입구를 막았다.혹시나 방심한 사이에 초상비가 뛰쳐나갈까 봐 미리 방지한 것이다.보안실 경호원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초상비도 정신지상 실력이니,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염구준이 잠시 중얼거리더니 계속 물었다.“그 외에 다른 조건이 있어요?”용필은 생각하면서 말했다.“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찾으래.”지금 그는 매달 월급 300만으로 청해시에서 수입이 중상 레벨이지만 부잣집 자식들과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일도 아니죠.”염구준이 일어나더니 용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경고를 줄 필요가 있었다.아니면 앞으로 용필만 힘들게 될 것이다.“무슨 뜻이야?”돈이 없는 용필은 어리둥절했다. “돈이 필요하면 내가 낼게요. 호텔에 나와 가을도 함께 갈게요.”염구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정말이야?”갑작스러운 행복에 용필은 어쩔 줄 몰랐다.“정말이죠. 거짓이겠어요?”그가 엄숙하게 대답했다.글로리 호텔 입구에 핑크색 포르쉐가 멈추더니 염구준 일행이 내렸다.“손 대표님, 저한테 맡기세요. 안전하게 주차하겠습니다.”입구에 있던 종업원은 거물이 오자 바로 달려왔다.“수고하세요.”손가을은 한마디하면서 팁으로 현금까지 쥐어 주었다.그리고 세 사람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용필은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아이를 상대로 사기라도 치는 거야? 아님, 이런 최상급 진주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야?”“전 40억을 제시하겠습니다.”이때, 또 다른 중년 여성이 다가와 염구준 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본래는 남의 식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주의 유혹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선 거였다.염희주는 진주를 다시 상자에 넣고 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했지만 다 세지 못했다. “우와, 그럼 맛있는 걸 많이 살 수 있겠네요!”그녀는 말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허락을 구했다.사실, 원칙적으로는 그녀에게 준 선물이니 그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었다.이에 염구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 진주는 황지영이 너한테 선물로 준 거야. 팔지, 안 팔지는 네 결정에 달렸어.”“지영 언니...”염희주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진주를 품에 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팔래요.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안 팔 거예요.”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특히 우정과 같은 소중한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두 명의 보석 업계 거물은 크게 아쉬워 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수를 써볼 수 있었겠지만, 이 가족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두 분, 이제 돌아가주시죠.”염구준이 공손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했네요.”두 사람은 염구준이 지금 자신들이 떠났으면 하는 걸 알아차리고는, 손을 모아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진주가 탐나더라도 손씨 그룹을 적으로 돌리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방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40억에도 안 판다고? 정말 돈이 필요 없는 집안인가 봐.”“염구준은 딸에게 정말 잘해주네. 저렇게 큰 스케일의 선물도 주다니.”“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진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그러나 염구준 가족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그럼 결국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자, 염구준은 아내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물었다.“가을아, 아까 말한 그 깜짝 선물, 이제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은데?”“헤헤.”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조개를 드러내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 우웅.한순간에 그녀의 손바닥이 떨리더니,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화진 종사가 된 것이다.이정도 경지로는 강호에서 고수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자기 방어용으로는 충분했다.염구준은 그녀가 종사경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았다.“종사경에 오른 것을 축하해!”그는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알아챘지?”손가을은 와인잔을 들며 남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 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워했다.“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나도 몰랐을 거야. 어머니의 호신 옥팔찌가 네 기운을 완벽히 감춰줬으니까.”염구준은 솔직하게 답했다.한편, 염희주는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음식을 먹는 데 열중했다.어른들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있어서였다. “구준 씨도 줄 선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손가을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있지!”그는 웃으면서 비밀 은장갑 한 쌍을 꺼내 아내에게 건넸다.“응?”전에 남편에게 받은 선물은 많았지만, 장갑은 처음이었다.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갑을 착용했다.그리고 장갑을 끼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믿기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장갑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찬 것처럼 손끝의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마음에 들어?”염구준은 아내의 반응을 보고 다정하게 물었다.“응, 진짜 마음에 들어. 이건 병기지?”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기뻐하며 물었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보검도 하나 준비했는데,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꺼내기 좀 그래서 이따가 줄게.”염구준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구준 씨, 항상 날 신경 써줘서 고마워.”그
청해시에 들어서자마자 염구준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는데, 손가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구준 씨, 청해시에 도착했어?”사실 염구준도 막 상륙하자마자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려던 참이었다.“방금 시내에 들어왔어. 조금만 더 가면 집에 도착할 것 같아.”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체리 뮤직 레스토랑으로 와. 구준 씨한테 줄 깜짝 선물이 있어.”손가을은 담백한 목소리로 신비롭게 말했다. “좋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흔쾌히 동의했다.아내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라니, 무엇일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무척 기대했다.왜, 여자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나?체리 뮤직 레스토랑은 고급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우아한 분위기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염구준은 차를 도로변에 주차한 후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손님, 저희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입구에 있던 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예약했어요. 제 아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직원의 태도가 좋았기에 염구준은 좋게 얘기했다. 직원이 예약 정보를 확인하려는 찰나,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서둘러 달려 나와 허리를 숙이며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염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사장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염구준 부부는 청해시에서도 알아주는 거물들이었기에, 레스토랑 측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극진하게 모셨다.“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대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밥 먹으러 온 거니까요.”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안에서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정장을 갖춰 입어 특히 우아해 보였다.그에 비해 캐주얼한 옷차림의 염구준은 이곳에 맞지 않아 보였다. 청해시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온 거라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캐주얼한 옷차림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등에는
“하, 원래는 모두가 함께 돌파하길 기다리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 없겠네.”우웅. 청룡이 몸을 떨자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기파가 주위로 전파되었다. 그 역시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충격을 줄까 봐 지금껏 경지를 억눌러왔던 것이었다. 청룡의 이 숨겨진 실력은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터였으나, 염구준은 알고있었다.“괴물들이네, 정말.”붉은 장미는 이 장면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사대 전존의 자리는 실력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 또한 극도로 까다롭게 요구했다.“못 살겠다. 다들... 도대체 뭔데 이렇게 쉽게 돌파 해?”주작은 이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룡이 돌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돌파했으니까 말이다.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이로써 사대 전존 중 두 명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전신전의 전력은 또 한 단계 상승한 셈이었다.“돌아가면 무공 수련에 집중해. 너희 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염구준은 남은 두 사람을 격려했다.사실 이 모든 것은 옥패 덕분이었다. 옥패에 담긴 무공을 본 후로, 다들 무공이 급격히 향상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뿌우우!염구준이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멀리서 기적 소리가 울리더니 곧 한 함대가 공해에서 다가왔다.국기를 보니 그건 동양에서 온 함대였다.“주상, 저들을 제거할까요?”청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용하 해역에 발을 들이기만 하면 봐주지 말고 쏴버려.”염구준은 원래부터 동양인들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기에 지금 제 앞에 나타난 그들을 보며 인내심이 바닥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국주가 전쟁이 확대될까 봐 걱정이 되어 동양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염구준은 이미 동양을 정벌했을 것이다.“우리는 동양 호위 함대다. 그대들은 즉시 분쟁 해역에서 떠나라!”이때, 동양 함대가 무전을 통해 외쳤다.‘분쟁 해역?’“청룡, 기다릴 필요 없어. 공격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