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울었을까.목이 완전 쉬어버렸다. "염 선생님...... 감사합니다!"중해시 센터 병원을 떠나 염구준은 더 있지 않고 뢰인과 같이 저녁에 청해시로 돌아갔다.웅......포르쉐가 고속도로에 갓 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오는지 염구준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주작?"염구준이 핸드폰을 보더니 눈썹을 살짝 올리더니 전화를 받았다."단모리의 영상은 이미 받았다. 이번 일을 아주 잘했어."전화에서 주작전존의 목소리가 조금 긴장한듯 하더니 빠른 속도로 말했다."전주님, 늦은 저녁에 전주님에게 연락드린 이유는 단모리때문이 아니라 다른 급한 일이 있어서 입니다. 10분 전에, 해외 '피 살인 조직'에서 수배령을 발표했습니다. 손씨 그룹의 고위층에 암살 현상을 걸었습니다. 수배자의 신분은 잠시 불명해서 제가 지금 조사하고 있습니다!"현상?염구준의 두 눈을 잘게 뜨더니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피 살인 조직, 이는 유럽의 오래된 세력으로 이미 150년 이상의 역사가 있다고 한다.주요 구성원들의 신원은 모두 모르고 다크넷으로 현상 임무를 받거나 공표한다.현상금이 적어도 2억부터였다!"뢰인."염구준이 전화를 끊고 바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최대한 빨리 청해시로 돌아간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가을이 위험해!"웅!!뢰인이 지체하지 않고 바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더니 붉은색 포르쉐가 화살처럼 빨리 청해시로 달려 나갔다.......청해시, 손씨 그룹.늦은 밤 11시, 대부분 직원은 이미 퇴근하였다.기획부 부사장 "곽준기"가 기지개를 켜더니 몇 명 열심히 야근하는 시장 분석원 직원들을 보더니 하품을 하였다."아우, 난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 사무실 가서 조금 눈 붙일게. 너네도 빨리 끝내고 돌아가서 쉬어."말하고는 몸을 돌려 직원 사무실을 나와 자기 개인 사무실 방향으로 걸어갔다.복도쪽으로 금방 나왔을 때였다.슥!미세한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곽준기의 목을 무언가가 베며 빨간 피가 흘러내렸다."윽...
뢰인은 염구준을 따라 중해시로 떠났다. 손가을 가족의 안전은 용준영이 직접 맡게되었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곽준기 목에 난 상처를 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조심스럽게 손가을에게 말했다. “얼음 침으로 목을 찔렀는데, 얼음 침은 피를 보면 없어지는 거라 아무 증거도 남기지 않았어요.”“얼음 침으로 사람을 죽였고 빌딩 안의 모든 CCTV를 피해갔어. 이 사람, 적어도 무도종사의 실력을 갖췄네요.”무도종사!주위에 있던 경찰과 전문가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그들은 일반인에 불과했다. 간단한 생포술과 격투술이 전부이니, 일반 악당들을 물리칠 수는 있으나 무도종사는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일반 무기로도 무도종사를 물리칠 수 있다고 장담 하지 못한다!“무도종사가 연루된 이상 당신들은 이만 빠지세요.”용준영은 경찰 팀장에게 인사를 하고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 곽 메니저의 시체도 모두 손씨 그룹에서 처리할 테니 그만 가세요.”경찰 팀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건이라면 끝까지 책임졌을 거지만 손씨 그룹은 너무나도 달랐다. 청해시 시장인 종찬우도 전설 중의 염부장을 만나면 고분고분해지니 오늘 일은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철수!”팀장의 말 한마디에 다들 철수했다.용준영, 몇몇 정예 경호원이 빌딩 안에 남아 손가을 가족을 지켰다.“준영.”경찰들이 떠나는 걸 지켜본 후에야 손가을은 곽 메니저의 시체를 보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무도종사가 나섰다니, 그럼 우리는...”용준영은 조심스레 주위를 살펴보더니 갑자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무도종사나 되는 사람이 왜 숨어다녀?”“청해시 용씨 집안 용준영일세, 만나서 얘기합시다.”용준영의 말이 끝나자 빌딩 안은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손가을, 손태석, 그들을 지키는 경호원들 모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긴장이 역력했다. 긴장감이 넘쳤다.손씨 그룹이 설립된 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넘쳐났지만, 그간 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이 움직였다!나이는 50이 넘었지만, 노파의 손은 하얗고 부드러웠다. 노파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빠르게 허리에서 투명한 얼음 침을 집어 힘껏 뿌리쳤다.슛!얼음 침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피 살인 조직”의 특급킬러인 노파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처음부터 치명적인 수를 썼다. 얼음 침은 하얀 연기에 휩싸여 상상하기 어려운 빠른 속도로 용준영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너무 빨랐다!용준영의 동공은 삽시간에 작아졌고 몸은 반사적으로 뒷걸음쳤다. 그는 팔을 휘두르며 몸 앞에 촘촘한 기층을 만들었다. 얼음 침의 힘을 약화하려는 것이었다.전혀 생각지 못했다...둘의 실력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얼음 침의 힘은 용준영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고 그가 만든 방어 기층을 쉽게 뚫고 지나갔다. 얼음 침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거세게 용준영을 향해 날아가더니 “푹”소리와 함께 용준영의 가슴에 박혔다.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가슴의 근육과 혈관은 모두 얼음 침에 찔려 찢겨나갔다. 그러더니 “퉁”, 얼음 침이 단단히 뼈에 박혀버렸다!“준영오빠!”“준영아!”손가을, 손태석, 그리고 몇몇 정예 경호원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그들 중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은 바로 용준영이었다. 거의 종사의 실력을 갖췄고 내진이 단단해 일반 총알은 막을 수 있었다.하지만 눈앞의 이 주름진 노파는 얼음 침 한 방으로 용준영에게 중상을 입었다.만약 얼음 침이 아니라 합성 금속으로 만들어진 침이라면, 용준영은 당장 죽었을 것이다.“보통 종사가 아니라 종사지상이었어. 실책이야...”용준영은 오른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넘쳤다. 그는 웃음 가득한 노파를 노려봤지만 더 이상 그녀를 얕잡아보지는 못했다. 용준영이 갑자기 소리쳤다. “둘째, 다섯째, 아홉째! 무슨 수를 쓰더라고 반드시 대표님과 회장님을 모시고 여기서 나가!” “빨리!”용준영은 소리를 치며 몸을 날렸다. 손가을과 손태석을 위해 시간을 벌어주려고 몸을 던졌다.하
하지만, 생각했던 아픔은 없었다.그의 목은 얼음 침에 찔려 찢어지지 않았고 손가을과 손태석의 목도 다치지 않았다. 그와 반대도 등 굽은 노파는 얼굴이 굳어버렸다.보일 듯 말 듯 한 그림자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사라질 듯 말 듯 한 그림자였다.하지만 그 그림자가 어디서 나타난 건지 똑똑히 본 사람은 없었다. 어떻게 나타났는지도 몰랐다. 오직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을 뿐이다!그러더니 “펑” 소리와 함께 폭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고 나서야 모두 정신을 차렸다.그림자의 속도는 소리의 속도보다 빨랐다. 그림자는 음파를 꿰뚫고 폭발소리가 울리기 전, 그리고 얼음 침이 목을 찌르기 전,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속도로 빌딩 통로를 지나 그들 곁에 다가가 지켜줬다!“구, 구준 씨!”그림자가 또렷해지나 손가을은 너무 기뻐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죽음의 위협은 삽시간에 사라졌고 다시 마음속의 편안함과 든든함을 되찾았다.그 그림자는 바로 염구준이었다!그는 담담하게 눈앞에 서 있는 노파를 바라보더니 오른손을 불끈 쥐었다. 손바닥 안의 얼음 침은 삽시간에 녹아 바닥으로 떨어졌다. 염구준은 몸을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지? 놀라게 해서 미안해, 내가 좀 늦었어!”“아니야, 전혀 늦지 않았어!”손가을이 가볍게 몸을 떨며 말했다. 용준영과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바로 염구준 품에 안겼을 거다!그가 왔다, 밤새 중해시에서 빠져나와 드디어 그가 돌아왔다!그리고 그는 또다시 위험에 처한 손가을을 구해줬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손태석과 용준영의 목숨도 구했다...남편 염구준은 언제나 이렇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다. 염구준은 한 번도 손가을을 실망시킨 적 없었다!“자네가 염구준인가?”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등 구분 노파가 웃음 가득한 얼굴로 염구준을 바라봤다. 노파는 또다시 얼음 침을 집어 들었다. 그의 눈에는 욕망이 가득했다. “맨손으로 내 침을 받아내다니. 역시 실력이 남다르군. 자네를 잡으면 현상금이 200억이나 된다네. 당
상대는 현상금이 200억이나 되는 염구준이다. 백변마녀는 숨김없이 자신이 가장 능한 팔극권법과 얼음 침 특기를 내세워 각종 교묘한 각도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문은 태극이 천하를 안정시키고 무는 팔극이 천하를 정한다. 네 팔극권은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수작이다. 내겐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염구준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는 무심히 오른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잡았다. 속도가 빨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염구준은 손쉽게 백변마녀의 오른쪽 손목을 잡아 힘껏 비틀었다.투둑!염구준이 백변마녀의 가늘고 긴 흰 팔을 끊었다.“악!”팔이 끊긴 아픔에 백변마녀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그만 크게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주름이 가득 잡힌 “늙은 얼굴”은 아픔에 찌그러졌고 얼굴에 씌워져 있던 가죽 가면이 떨어졌다. 예쁘고 요염한 얼굴이 드러났다.겉보기에는 나이가 스물 정도였고 여자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를 가졌다.예뻤지만 아무 쓸모 없었다.염구준은 그의 얼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무심하게 오른손을 휘두르더니 발로 그녀를 차버렸다.펑!백변마녀의 가녀린 몸은 총알처럼 떨어져 나가 통로 뒤쪽 벽에 세게 부딪혔다. 그녀는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고, “억!” 소리를 내며 피를 토해냈다!“네가 용준영을 다치게 했으니 내가 조금의 이자를 받은 거다.”염구준은 용준영 가슴에 난 상처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냉랭하게 뒤쪽에 쓰러져있는 백변마녀를 보며 말했다. “다크넷에 현상금 정보를 건 사람이 대체 누구냐?”쓰러진 백변마녀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염구준의 눈을 노려봤다. 얼굴에는 노여움이 가득했지만 속은 아주 심란했다.그녀의 스승인 엄권은 국내 팔극권의 대가였다. 엄권이 살아있을때 백변마녀의 권법이 이미 정상 수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일반 무도왕자는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염구준을 맞서 싸워보니 한 수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실력의 차이가 이렇게 클줄 몰랐다. “무도종사”인 사람도 염구준 앞에서는 개미조
하디스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궁전에 은거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가장 믿는 몇몇 골든 킬러들만 그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그 시각, 하디스와 통화하는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 팔을 부러뜨린 백변마녀!“킹!”손씨 그룹 빌딩.백변마녀는 눈앞에 서 있는 염구준을 바라보았다. 전화를 쥔 손이 가볍게 떨렸다. “부끄럽습니다. 맡겨준 임무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타깃 암살에 실패했습니다! 현상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염구준...그자가...”백변마녀는 방금 벌어진 일들을 사실대로 하디스에게 말해줬다. 그러고는 잠시 뒤,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킹, 염구준이 저를 죽이려고 합니다. 염구준 그자는 킹의 호칭을 알고 있습니다.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궁전의 깊은 곳, 백변마녀가 전해준 소식을 들은 하디스는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흉악한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알려주게, 네 손가락 하나 다쳤다가는 우리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필코 손씨 그룹을 뿌리째 뽑을 것이라고!”그래?백변마녀 앞에 있던 염구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전화를 빼앗아 냉랭한 태도로 물었다. “하디스, 아까 한 말, 진심인가?”“용하국은 그 어떤 암살 조직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 말, 잊은 것 같구나!”펑!궁전 중세기 나무 의자 위, 흰 피부의 남자 “하디스”는 머리가 멍해지더니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섰다!용하국은 그 어떤 암살 조직도 용납하지 않는다!5년 전, 전신전 전주가 세계 강국에 전신의 철령을 보냈었다. 철령은 전신전의 무상한 위엄을 상징한다! 누구든 용하국에 쳐들어오면 전신전 전주와 맞서는 거와 다름없기에 스스로 죽음을 청하는 행동이다. “네가 어떻게 그 말을 알아? 너...대체 누구야?”하디스는 손에 쥐어진 전화를 노려보며 말을 더듬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전시전 전주의 부하이십니까? 아니면 혹시 친구입니까? 전신전 전주께서 무엇을 알고 계신 건지요? 저...”“몰라도 된다.”염구준은 아무런 표정
“백변마녀, 세상에 이제 그런 사람은 없다!”유럽궁전, 하디스는 전해오는 “두두”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10초를 넘긴 후에야 하디스는 눈을 다시 떴고, 하디스의 얼굴에는 무력감이 역력했다.구하지 않는 게 아니라 구하지 못한 것이었다. 전시전 전주와 엮이면 피 살인 조직이 아니라 전 세계 암살 조직이 연합한다 해도 그의 손가락 하나를 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구, 구준 씨.”백변마녀가 숨을 거둔 후에야 손가을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손가을은 겁에 질린 채 염구준 곁으로 다가가 떨리는 소리로 물었다. “현상금 건 사람, 찾은 거야?”곁에 있던 손태석도 다가왔다.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낮은 소리로 물었다. “염 서방, 작은 일이 아니잖아. 누가 시킨 건지 알아내지 못하면 킬러들이 끊임없이 찾아올 텐데. 우리...”“알고있어요.”염구준은 잠시 침묵하더니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장인어른, 밤새 고생하셨어요. 준영이 병원에 데려다주시겠어요? 저랑 가을이는 들를 데가 있어서요.” 말을 마친 염구준은 손태석이 대답하기도 전에 손가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엘리버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뢰인이 운전을 했다. 붉은색 포르쉐는 손씨 집안 정원을 향해 달려갔다.......날이 어두워졌다.옛 손씨 집안의 정원, 이제는 다 떠나고 아무도 없었다.손태진은 비참한 죽음을 맞았고 손호민은 염구준이 직접 죽였다. 남은 사람은 손태진의 부인 양혜와 그들의 2살도 안 된 아들뿐이었다. 그들은 텅 빈 집을 지키며 마음속으로 원망을 쌓아갔다.“앙, 앙...”맑은 울음소리가 정원의 적막을 깨뜨렸다. 보자기에 싸여있는 아이가 울부짖었다. 아이는 고개를 들어 움직이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바라봤다. 긴 울음에 아이의 목은 쉬어갔다.“큰엄마, 해이야!”포르쉐가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손가을은 울먹이며 소리 질렀다. 손가을은 비틀거리며 차에서 뛰쳐나갔다. 방금 목을 멘 양혜와 울부짖는 손해이를 본 손가을은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양혜가 현상
양성의 해변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청해시와 200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은 이 구역의 가장 유명한 촬영지에 속했다.해변가는 길이가 5킬로미터 남짓한데 종려나무가 많다. 그 외에 투자가 많이 들어간 인조 경관도 있어 발리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지상의 천국이라 부른다.“저기, 대체 무슨 일이야?”모래사장 외경 촬영지.손씨 그룹 홍보팀 사장인 홍용석은은 포장이 잘 되어있는 촬영 장비를 보더니 갑자기 화를 내며소리 질렀다. “미리 와서 준비하라고 했잖아. 염 부장이랑 손 대표님이 직접 정유미 씨를 모시고 촬영하러 오셨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아직 장비 준비도 덜 되어있고!”그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염구준의 지시를 받자마자 그는 직접 양성 해변 관리자와 미팅을 했고 촬영팀과 함께 사전 준비도 했다. 장비만 준비되면 바로 촬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장비 준비도 덜 되어있고, 촬영 장소도 엉뚱한 곳이다. 직원들은 대체 잘하는 게 뭐야?“홍 사장님, 이만 노여움 푸세요.”몇몇 직원이 분노를 꾹 참고 홍용석 곁으로 다가가 바닷가에 티셔츠 차림으로 서 있는 7, 8명의 청년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너무 화가 나 치까지 떨렸다. “그 자식들이 여기는 자기들이 이미 차지했대요.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촬영할 수 없다는데요.”“우리는 잘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들은...말도 안 듣고 우리를 내쫓았어요!”뭐?홍용석은 잠시 놀라운 얼굴을 보였지만 바로 화가 활활 타올랐다.이 바닷가는 양성 해빈 호텔에 속해있고 그는 미리 호텔 책임자와 해변 관리자와 얘기했다. 7일간의 임대비용을 지불했고 모든 수속을 마쳤다. 그들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이 바닷가에 들어올 수 없다! “여러분.”낯선 곳인지라 홍용석은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청년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예의를 지키며 말했다.“자기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손씨 그룹 홍보팀 홍용석 사장입니다. 여기는...”청년 중 빨갛게 머리를 염색한 사람이 손에 인터폰을 든 채 곁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
“아씨, 저 새끼가 내 물건을 훔쳤어. 다음에 눈에 띄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목소리에서 상대방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도련님, 어서 오세요.”하윤나의 부모님은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염구준은 그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방금 용필이 들어올 때 쳐다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당당한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은가?“네.”오백하는 한 글자로 답하고 당연하듯이 주석에 앉아 거만하게 행동했다.그리고 눈에 불을 켜고 용필과 하윤나를 노려보았다.염구준 부부도 봤지만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도련님, 무슨 일로 늦게 오셨어요?”하동철이 차를 따르면서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말도 마세요. 오는 길에 미친놈을 만났는데 내가 윤나한테 주려고 준비한 선물을 도둑맞았어요. 차로 뒤쫓아도 잡지 못했어요.”오백하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무슨 인간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초상비.’염구준과 용필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챘다.‘의리 있는 사람이네. 앞으로 잘 지내야겠어.’용필 입장에서 초상비가 오백하를 죽이지 않고 그냥 방해한 것만으로도 형제로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분명 비싼 물건이겠죠.”하동철의 관심은 언제나 돈이었다.“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2억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에요.”오백하가 허풍을 떨기 시작했다.어쨌든 물건을 찾아오지 못했으니 가격을 20억, 200억을 불러도 누구도 따지지 않을 것이다.“아쉽게 됐네요. 제가 경찰에 신고할까요?”하동철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냈다.“됐어요. 이따가 가서 다시 살게요.”오백하는 손을 들어 하동철을 제지시켰다.그는 허풍이 들통나지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솔직히 하윤나와 연인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귀한 물건을 선물할 리가 없었다.“됐어요. 허풍은 그만 떨고 본론으로 갑시다.”염구준은 귀가 썩을 것 같아서 대화를 끊어버렸다.오늘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될 텐데 체면을 줄 필요도 없었다.
하윤나는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중에 부모님들에게 말하려고 했다.그런데 부모님들이 눈치를 챘는지 자꾸 방해를 하는 것이다.보다 못한 김연주가 나서서 말렸다.“됐어. 그만 싸워. 이따가 두 사람 다 오니까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결정해.”듣기에 공평한 것 같지만 실은 오백하를 두둔하고 있었다.용필의 상황으로는 경쟁할 가치도 없고 그냥 망신만 주려고 생각한 것이다.똑똑!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염구준 일행이 들어왔다.방금 세 식구가 한 말을 밖에서 다 들은 것이다.용필의 안색이 퍼렇게 질려서 보기 흉했다.“들어오세요.”하동철이 이내 표정을 바꾸고 반갑게 맞이했다.지금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백하라면 추태를 보여주지 않았나 은근 걱정이 되었다.끼익!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용필이 들어오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왔습니다.”그를 본 하동철의 웃던 얼굴이 바로 굳어져버졌다.“앉아.”모든 말이 얼굴에 써져 있었다.“오빠, 이쪽으로 와서 앉아.”하윤나는 앞으로 다가가 용필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 옆에 앉혔다.두 사람은 깨알이 쏟아질 정도로 다정했다.그 장면을 본 하동철은 혈압이 슬슬 올라왔다.“형님, 안목이 있네요.”염구준이 장난을 치며 손가을과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병원에서 본 적이 있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가까이서 봤더니 하윤나의 외모는 경국지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뻤다.“어머, 손 대표님, 염 선생님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어서 앉으세요.”하동철은 얼른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대했다.얼굴 표정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적응되지 않았다.“편하게 말씀하세요.”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아내와 함께 용필의 옆자리에 앉았다.세력과 재부에 눈이 멀어 아부하는 소인배를 용필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하하.”하동철은 뻘쭘해서 헛웃음을 지었다.돈만 준다면 그를 어떻게 대해도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지금 윤나 부모님들도 이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근데 나 돈이 없잖아. 어르신이 오후에 글로리 호텔에서 만나면 답변을 준댔어. 말로는 오백하도 온대.”용필은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히 어머니에게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건장한 몸으로 반보천인 고수와 싸울 수 있지만 돈 앞에서 한결 작아졌다.하지만 돈은 확실히 만능인 물건이었다.“간단해. 내가 가서 오백하 놈을 죽여버릴게. 그럼 누구도 방해하지 않아.”초상비가 화끈한 제안을 했다.그는 강호에서 여러 해를 굴러먹어서인지 겁이 없고 수법이 거칠었다.“안 돼. 윤나가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랬어.”용필은 고개를 저으며 입구를 막았다.혹시나 방심한 사이에 초상비가 뛰쳐나갈까 봐 미리 방지한 것이다.보안실 경호원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초상비도 정신지상 실력이니,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염구준이 잠시 중얼거리더니 계속 물었다.“그 외에 다른 조건이 있어요?”용필은 생각하면서 말했다.“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찾으래.”지금 그는 매달 월급 300만으로 청해시에서 수입이 중상 레벨이지만 부잣집 자식들과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일도 아니죠.”염구준이 일어나더니 용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경고를 줄 필요가 있었다.아니면 앞으로 용필만 힘들게 될 것이다.“무슨 뜻이야?”돈이 없는 용필은 어리둥절했다. “돈이 필요하면 내가 낼게요. 호텔에 나와 가을도 함께 갈게요.”염구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정말이야?”갑작스러운 행복에 용필은 어쩔 줄 몰랐다.“정말이죠. 거짓이겠어요?”그가 엄숙하게 대답했다.글로리 호텔 입구에 핑크색 포르쉐가 멈추더니 염구준 일행이 내렸다.“손 대표님, 저한테 맡기세요. 안전하게 주차하겠습니다.”입구에 있던 종업원은 거물이 오자 바로 달려왔다.“수고하세요.”손가을은 한마디하면서 팁으로 현금까지 쥐어 주었다.그리고 세 사람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용필은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아이를 상대로 사기라도 치는 거야? 아님, 이런 최상급 진주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야?”“전 40억을 제시하겠습니다.”이때, 또 다른 중년 여성이 다가와 염구준 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본래는 남의 식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주의 유혹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선 거였다.염희주는 진주를 다시 상자에 넣고 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했지만 다 세지 못했다. “우와, 그럼 맛있는 걸 많이 살 수 있겠네요!”그녀는 말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허락을 구했다.사실, 원칙적으로는 그녀에게 준 선물이니 그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었다.이에 염구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 진주는 황지영이 너한테 선물로 준 거야. 팔지, 안 팔지는 네 결정에 달렸어.”“지영 언니...”염희주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진주를 품에 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팔래요.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안 팔 거예요.”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특히 우정과 같은 소중한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두 명의 보석 업계 거물은 크게 아쉬워 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수를 써볼 수 있었겠지만, 이 가족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두 분, 이제 돌아가주시죠.”염구준이 공손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했네요.”두 사람은 염구준이 지금 자신들이 떠났으면 하는 걸 알아차리고는, 손을 모아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진주가 탐나더라도 손씨 그룹을 적으로 돌리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방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40억에도 안 판다고? 정말 돈이 필요 없는 집안인가 봐.”“염구준은 딸에게 정말 잘해주네. 저렇게 큰 스케일의 선물도 주다니.”“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진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그러나 염구준 가족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그럼 결국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자, 염구준은 아내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물었다.“가을아, 아까 말한 그 깜짝 선물, 이제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은데?”“헤헤.”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조개를 드러내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 우웅.한순간에 그녀의 손바닥이 떨리더니,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화진 종사가 된 것이다.이정도 경지로는 강호에서 고수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자기 방어용으로는 충분했다.염구준은 그녀가 종사경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았다.“종사경에 오른 것을 축하해!”그는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알아챘지?”손가을은 와인잔을 들며 남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 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워했다.“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나도 몰랐을 거야. 어머니의 호신 옥팔찌가 네 기운을 완벽히 감춰줬으니까.”염구준은 솔직하게 답했다.한편, 염희주는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음식을 먹는 데 열중했다.어른들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있어서였다. “구준 씨도 줄 선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손가을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있지!”그는 웃으면서 비밀 은장갑 한 쌍을 꺼내 아내에게 건넸다.“응?”전에 남편에게 받은 선물은 많았지만, 장갑은 처음이었다.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갑을 착용했다.그리고 장갑을 끼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믿기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장갑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찬 것처럼 손끝의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마음에 들어?”염구준은 아내의 반응을 보고 다정하게 물었다.“응, 진짜 마음에 들어. 이건 병기지?”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기뻐하며 물었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보검도 하나 준비했는데,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꺼내기 좀 그래서 이따가 줄게.”염구준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구준 씨, 항상 날 신경 써줘서 고마워.”그
청해시에 들어서자마자 염구준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는데, 손가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구준 씨, 청해시에 도착했어?”사실 염구준도 막 상륙하자마자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려던 참이었다.“방금 시내에 들어왔어. 조금만 더 가면 집에 도착할 것 같아.”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체리 뮤직 레스토랑으로 와. 구준 씨한테 줄 깜짝 선물이 있어.”손가을은 담백한 목소리로 신비롭게 말했다. “좋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흔쾌히 동의했다.아내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라니, 무엇일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무척 기대했다.왜, 여자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나?체리 뮤직 레스토랑은 고급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우아한 분위기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염구준은 차를 도로변에 주차한 후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손님, 저희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입구에 있던 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예약했어요. 제 아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직원의 태도가 좋았기에 염구준은 좋게 얘기했다. 직원이 예약 정보를 확인하려는 찰나,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서둘러 달려 나와 허리를 숙이며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염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사장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염구준 부부는 청해시에서도 알아주는 거물들이었기에, 레스토랑 측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극진하게 모셨다.“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대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밥 먹으러 온 거니까요.”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안에서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정장을 갖춰 입어 특히 우아해 보였다.그에 비해 캐주얼한 옷차림의 염구준은 이곳에 맞지 않아 보였다. 청해시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온 거라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캐주얼한 옷차림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등에는
“하, 원래는 모두가 함께 돌파하길 기다리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 없겠네.”우웅. 청룡이 몸을 떨자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기파가 주위로 전파되었다. 그 역시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충격을 줄까 봐 지금껏 경지를 억눌러왔던 것이었다. 청룡의 이 숨겨진 실력은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터였으나, 염구준은 알고있었다.“괴물들이네, 정말.”붉은 장미는 이 장면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사대 전존의 자리는 실력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 또한 극도로 까다롭게 요구했다.“못 살겠다. 다들... 도대체 뭔데 이렇게 쉽게 돌파 해?”주작은 이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룡이 돌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돌파했으니까 말이다.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이로써 사대 전존 중 두 명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전신전의 전력은 또 한 단계 상승한 셈이었다.“돌아가면 무공 수련에 집중해. 너희 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염구준은 남은 두 사람을 격려했다.사실 이 모든 것은 옥패 덕분이었다. 옥패에 담긴 무공을 본 후로, 다들 무공이 급격히 향상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뿌우우!염구준이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멀리서 기적 소리가 울리더니 곧 한 함대가 공해에서 다가왔다.국기를 보니 그건 동양에서 온 함대였다.“주상, 저들을 제거할까요?”청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용하 해역에 발을 들이기만 하면 봐주지 말고 쏴버려.”염구준은 원래부터 동양인들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기에 지금 제 앞에 나타난 그들을 보며 인내심이 바닥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국주가 전쟁이 확대될까 봐 걱정이 되어 동양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염구준은 이미 동양을 정벌했을 것이다.“우리는 동양 호위 함대다. 그대들은 즉시 분쟁 해역에서 떠나라!”이때, 동양 함대가 무전을 통해 외쳤다.‘분쟁 해역?’“청룡, 기다릴 필요 없어. 공격해.”이